소극장 혜화당의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 공연총평/ 박정기

소극장 혜화당의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 공연총평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 연출의 자이니치

 

 

소극장 혜화당에서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연출의 <자이니치(在日)>를 관람했다.

 

차현석(1974~)은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석사, 중앙대예술대학원, 그리고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영상문화학과 박사다. 2003년 동아대학교 주관 동아문학상 ‘시계’ 희곡상 당선작가다.

 

작품으로는 2001년 극단 후암 창단공연 <눈내리는 밤> 작 연출, 셰익스피어 <오셀로> 제작, 각색 연출, 2002년 산자와 죽은자가 함께 보는 <구명시식> 연출, 2003년 스타시티 1관 개관기념공연 <사랑, 영혼, 그리고 춤> 셰익스피어 <리어왕> 각색 연출, 재공연 셰익스피어 <리어왕>, 2004년 서울하이페스티발 참가(퍼포먼스 연출) 서대문 형무소, SK 창립51주년 기념콘서트 <미래를 향하여> 제작 연출, 2006년 한.일 평화콘서트 제작, 2007년 대학로 스타시티2관 개관 및 주식회사 이지 컨텐츠 그룹 설립, ㈜이지컨텐츠그룹 주관 <색깔 놀이터 전시> 제작, 2008년 대학로 스타시티 3관 개관, 스타시티3관 개관기념공연 창작뮤지컬 <온리 러브> 작 연출, 2009년 연극 <충주시대> 각색 연출, 2009년 폭스캄마앙상블제작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무대총감독, 2004년 9.11 테러추모기념 <뉴욕진혼제> 작 연출, 2005, 2007년 일본아사히야마 음악제 참가 한국 측 PD, 2010년 이후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각색 연출, <침팬지-인간보고서> 작 연출, 오페라 <현해탄> 작 연출, 오페라 <햄릿> <라 트라비아타> <마술피리> <유기견> <칸사이 주먹> <칼의 기억 히젠토>를 연출했다.

 

2011년 오페라 <햄릿>으로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월전문화재단상 , 2013년 <맥베스-미디어 콤플렉스>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 연출상, 2015년 연극 <흑백다방> 작·연출로 서울연극인대상 우수작품상, 동경 타이니 엘리스 페스티벌 특별상, 2016 광주국제평화연극제 평호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대학로 스타시티·극단 후암 대표,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겸임교수다.

 

무대는 일본가옥 14조 다다미방이다. 배경 가까이 10폭 병풍이 둘러있고, 그 앞에 커다란 관이 가로 놓여있다. 관 앞에 작은 제사상이 있고, 놋으로 만든 커다란 용기와 징이 제사상 양쪽에 놓여있다. 제사상 위에는 촛대에 초가 켜져 있고, 향로와 술잔이 보인다. 제사상 앞에는 방석을 깔아놓았다. 객석 출입구 쪽 통로가 등퇴장 로로 사용된다.

 

연극은 도입에 검은색 기모노를 입은 여인의 등장과 해설에서 시작된다. 여인이 퇴장을 하면, 상복을 입은 남성들이 차례로 일본식 다다미방 빈소에 등장을 해 절을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장남, 삼남, 사남, 그리고 막내가 한국에서 돌아온다. 모두 재일교포이고 친형제인 것으로 소개가 된다. 장남은 반백으로 인물이 잘 생긴데다가 위엄과 통솔력이 있어, 형제들의 아버지 같은 느낌이다. 차남의 장사를 지내기에 인물 생김새를 알 수는 없으나, 평소 술 담배를 아니 하고 고기도 먹지를 않아 불도를 닦는 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삼남은 훤칠한 키에 미남형이라 여성관객의 시선을 끌지만, 이북 말씨를 쓰고, 북을 찬양하기에 인기가 반감된다. 사남은 체격이 좋고, 유도선수인지, 가라데 선수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툭하면 무력부터 사용하는 것을 보면, 머리가 별로 좋지 않을 거라는 인상이다. 막내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야구선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앳된 모습에 예쁘장한 생김새와는 달리 말이 거칠고 성질도 난폭하다. 마지막으로 영화배우라는 중년 남성이 역시 한국에서 문상을 하러 빈소로 들어온다. 죽은 차남은,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영화배우인 이 남성에게 거액의 투자를 하고, 20억 원의 받을 돈이 있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그러나 자신의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다 묻어주면, 부채를 탕감해 주기로 한다는 유언을 남겼기에 이 영화배우가 일본으로 건너온 것으로 소개가 된다.

 

이야기는 2011년 일본 후꾸시마에 쓰나미가 밀어닥친 때로 되돌아간다, 둘째는 쓰나미 당시 실종되었다가 그 이듬해에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설정이다. 그러니 시신의 훼손이 오죽하랴? 여하튼 초상을 치르게 되고, 한국에 있는 막내에게 연락을 해 막내가 도착한다. 원래 이들 형제는 월북을 한 아버지 때문에 재일거류민단이 아닌 조총련 소속이 되고, 친북성향을 띄고 있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막내만 친북성향을 떨쳐버리고 한국으로 가서 스타급 야구선수로 활약을 하고 있다. 이러한 막내를 형제는 변절자라고 생각을 하고 반기지를 않는다. 삼남은 말씨도 이북말씨를 사용하고, 막내를 변절자로 몰아붙이기나 하고, 사남도 막내와 말다툼을 하면, 우선 무력부터 사용을 해 막내를 제압하려 든다. 막내도 운동선수인지라 행여 질세라 형에게 맞서면서 지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대든다. 영화배우라는 인물은 이들 형제들의 모습을 덤덤히 지켜보며 스타급 운동선수인 막내에게는 아는 체를 하고, 다정하게 대한다.

 

차남의 시신을 한국으로 옮기는 데에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왜냐하면 쓰나미 당시 후꾸시마 원전유출사고 로 인한 방사능 누출 때문에, 한국에서는 그것을 문제 삼아 수출입의 통제는 물론 입국승객까지 철저한 검색을 하고 있는 판국에, 원전유출사고 피해자의 시신을 받아들이기가 만무하다며, 영화배우는 난색을 표하지만, 막대한 빚을 탕감받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신을 한국으로 운반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형제들은 시신을 화장해 그 유골을 한국으로 보내 납골당에 안치시키기로 작정한다. 그러나 유골을 한국으로 옮겨 설사 납골당에 안치시킨다고 해도, 방사능 때문에, 먼저 안치된 유골의 가족들 반대에 부딪히게 되리라는 생각 또한 떨쳐버리지 못한다. 의논 끝에 형제는 우선 시신을 화장해 유골을 한국으로 옮겨가기로 하고, 영화배우에게 책임을 지고 그 일을 맡아달라며, 그래야 빚을 완전 탕감해 주겠다고 약속을 한 후, 차남의 시신을 화장한다. 형제들 집에 남은 영화배우는 막내에게 야구공에 사인을 해 달라며, 집에 두고 보관하겠노라 간곡히 청을 한다. 막내는 사인을 해 준다.

 

장남을 비롯한 형제들이 화장장에서 돌아온다. 화장이 끝나야 유골을 가져오기에 사남만 아직 화장장에 아직 남아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잠시 후 사남이 유골함을 가지고 등장을 한다. 그런데 사남의 말로는 차남의 유골을 들고 오는 길에 산속에 모두 뿌리고 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모두 아연실색을 하고, 영화배우는 빚이 탕감될 기회가 사라졌다고 실망을 한다. 그러자 사남은 사실은 차남의 유서를 작성한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고 고백한다. 가족들이 사남이 유골을 실제로 산속에 뿌렸는지 확인을 하려고 유골함의 뚜껑을 연다. 유골함은 역시 비어있고, 거꾸로 들고 흔드니, 무엇이 딸랑하고 바닥에 떨어진다. 좀 전에 형제들이 나누어 먹었던 우매보시의 씨처럼 생긴 물건이다. 형제들은 그 씨앗이라도 한국으로 보내자고 한다. 영화배우는 유골이 없음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들고 나간다. 막내도 한국으로 가겠다며 일어선다. 그러자 장남은 막내를 제지하며 놀라운 사실을 막내에게 털어놓는다. 아버지가 월북을 하자, 장남은 아버지의 젊은 부인과 관계를 맺었고, 장남의 씨를 잉태한 젊은 부인이 출산과 동시에 사망하니, 장남은 새로 태어난 아기를 막내형제로 입적시킨 사실을 고백한다. 큰형인줄 알았던 인물이 친 아버지임을 안 막내의 충격이 오죽하랴? 그러나 다른 형제들은 이러한 사실을 벌써 알고 있었는지 덤덤한 모습이다. 그 때 떠났던 영화배우가 되돌아온다. 실은 막내가 사인을 해 준 야구공을 두고 갔기에, 그걸 가지려고 되돌아 온 것이다. 형제들이 영화배우에게 정중하게 부탁을 한다. 우매보시 씨라도 한국으로 가져가 달라는.

 

영화배우는 형제들의 간곡한 부탁에 승낙을 하고, 유골대신 씨가 든 유골함을 들고 퇴장한다. 그 뒤를 막내가 뒤 따르고, 형제들이 차례로 뒤를 따라 퇴장을 하면, 연극 도입에 등장했던 검은색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다시 등장해 관객에게 인사를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신현종이 아버지, 이황의가 삼남, 공재민이 사남, 윤상호가 막내, 정성호가 영화배우로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관객을 시종일관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받으며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연출의 <자이니치(在日)>를 창의력이 돋보이는 친 대중적인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7월 8일

 

2, 극단 유희(遊戲)의 시미즈 쿠니오(淸水邦夫) , 배미향 연출의 <분장실>

 

소극장 혜화당에서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 극단 유희(遊戲)의 시미즈 쿠니오(淸水邦夫) 작, 배미향 연출의 <분장실>을 관람했다.

 

시미즈 쿠니오(淸水邦夫 1936~)는 일본 현대 극작가 중 대표적인 작가다. 현재 극단 木冬社 대표이자, 일본 극작가 협회 대표다. 그의 작품들은 과거의 기억들, 환상의 어둠에서 사회 현실을 떠오르게 하며, 현재 사회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現모습을 잘 이끌어내는 특징을 갖는 작가로 작품의 문학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시미즈 쿠니오의 연극활 동은 1960년대 일본 신극(新劇)단 靑俳(seihai)에서 시작. 그 후, 같은 극단원이었던 川幸夫(니나가와 유키오) 와 함께 現代人劇場(gendaijin-gekijo), 櫻社(사쿠라샤)를 창단, 신주쿠(新宿)를 거점으로 사회성 짙은 문학 작품을 공연했다.

 

1968년부터 73년까지 6년동안 일본열도에서 진행된 정치상황과 반주를 하듯이 연극을 무기 삼아 사회 현실에 직접 개입하려는 작업(정치극)을 펼친다.

그러나 60년대부터 70년대, 일본에 불어 닥친 ‘정치의 두꺼운 바람’은 72년에 일어난 연합적군(連合赤軍/좌익 과격파)에 의한 처절한 린치사건을 계기로 무너지고 그들의 연극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희곡 <탱고, 겨울 끝에>는 니나가와 유키오가 작품을 영국의 배우들과 같이 연출 작업하면서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각지에서도 작품이 공연되고 있다.

 

現代人劇場, 사쿠라샤(櫻社)를 해체하며,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와 결별한 그는 1976년, 스스로 모쿠토샤(木冬社)를 창단하고 현재까지 스스로 연출활동을 겸하고 있다.

 

배미향은 부산대 무용과 졸업 후 연희단거리패의 창단멤버인 배우 겸 연출가다. <변두리극장> <햄릿머신>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하녀들> <산씻김> <오구> <춘풍의 처> <불의 가면> <불의 나라> <오이디푸스> <사혼> <에쿠우스> <사랑의 힘으로>에 출연하고, 영화 <장군의 아들2>TV<행복어 사전>외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일본극단 신주쿠 양산박에 들어가 5년간 활동한 후 연출가로 변신을 해 돌아와 극단 유희(遊戲)를 창단했다.

 

<분장실>은 1976년 극단 모쿠토샤(木冬社)를 창단한 후, 두 번째 작품이며 1977년에 일본을 대표하는 시부야 쟌쟌 소극장에서 초연되어 문학성과 환상 성, 그리고 네 명의 여배우들이 등장, 배우 각자의 개성을 잘 펼칠 수 있는 작품으로서 호평 받고. 지금은 극단 모쿠토샤(木冬社)는 물론 여러 타 극단, 각 지방 아마추어 극단 및 전국 고등학교, 대학교 동아리에서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는 작품으로. 시미즈 쿠니오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다.

 

무대는 안톤체홉의<갈매기>가 공연되고 있는 극장의 어느 분장실이다. 정면에 커다란 거울이 달린 높은 분장대와 그 앞에 의자가 놓여있고, 객석 가까이 무대 좌우에는 바닥에 앉아 분장을 하도록 마련된 작은 분장거울이 달린 낮은 분장대가 있다. 여배우 A와 B가 무대 바닥에 앉아 얼굴에 분장을 하는 중이다. 배우 C가 분장실로 들어온다. 배우C는 체홉의 <갈매기>에서 니나 역을 맡은 배우다. 그녀는 무대에 오르기 전 분장을 하고 발음, 대사 연습을 하면서 긴장을 풀고 있다. 태평양 전쟁 이전과 이후에 죽은 두 여배우 A와 B는 세파에 진 무른 상처를 안고 분장실에 머물고 있는 귀신들이다. 그들은 <갈매기>의 나나역이나 <맥베스>의 레이디 맥베스 역, 미요시 쥬로(일본 극작가)의 <잘리는 남자, 센터> 등 주역을 해보지 못하고 귀족A, 전령2, 문지기3 등 조연 배우만 하다가 죽었는데, 여배우의 꿈 때문에 배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분장실에 나타난다. 자기들이 꿈꿨던 주역들의 대사를 줄줄 외우고 연습도 하고 곧 무대에 오를 것처럼 분장까지 해가며 한을 달래고 있다. 한편, 배우D는 「갈매기」에서 프롬터 역을 맡았으나 역할을 해보지도 못하고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분장실에 나타난다. 배우C가 맡고 있는 니나 역을 하고 싶어 하는 배우D는 배우C에게 배역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니나 역을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해 화가 나서 분장실에 들어 온 배우C는 배우D의 억지에 아연실색하여 배우D를 때려 내쫓는다. 배우C 또한 남들이 원하는 배역을 얻었지만 만족할 만큼 배역을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기에 고뇌와 갈등에 쌓인다. 배우A와 B는 배우 C를 몰아붙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배우 D에 대한 처사를 비난한다. 그러다가 서로의 행동을 이해하며 함께 한을 달랜다.

 

대단원에서 배우D가 다시 등장을 하고, 배우C는 그녀에게 자신의 역을 하도록 권하고 퇴장한다. 분장실에 남은 배우A, B, D는 체호프의 <세 자매>를 함께 연습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를 한다.

 

코바야시 사키코(小林 咲子)-여배우 A, 스즈 미도리(すずみどり-여배우 B, 마츠바 사치코(松葉 祥子)-여배우 C, 야하타 미유키(八幡 深雪)-여배우 D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갈채를 받는다.

 

조명디자인 마츠다 타쿠로우(光田 卓郞), 음향디자인 마츠다 모토리(松田 幹), 자막 타가와 토모코(田川 智子) 등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유희(遊戲)의 시미즈 쿠니오(淸水邦夫) 작, 배미향 연출의 <분장실>을 기억에 길이 남을 걸작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7월 17일

 

3, 창작스튜디오 자전거날다의 오세혁 작 유수미 연출의 분장실 청소

 

소극장 혜화당에서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 창작스튜디오 자전거날다의 오세혁 작, 유수미 연출의 <분장실 청소>를 관람했다.

 

오세혁은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의 배우 겸 작가 그리고 연출로 활동 중이다. 2011 <아빠들의 소꿉놀이>로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되고, 같은 해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로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1 밀양연극제 젊은 연출가전에서 <그와 그녀의 옷장>으로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하고, 2012 남산 상주극작가 2기에 선정되었다. 2013 국립극단 청소년극 창작벨트 2기에 선정되고, 2014 희곡<게릴라 씨어터>로 서울연극제 희곡아 솟아라에 당선되고, 2016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작가다.

 

작품으로는 <우주인> <국가 보안법> <B성년> <레드 채플린> <30만원의 기적> <페스트> <분노의 포도> <게릴라 씨어터> <템페스트> <보도지침> <헨리 4세> 등을 각색 또는 집필, 그리고 연출했다.

 

연출을 한 유수미는 중앙대학교 의상학과 출신으로 극단 서울공장에서 연출 겸 배우로 활약하고, 현 극단 물속에서 책읽기 대표이다. 2006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작품상, 연출상, 음악상 수상하고, 연출작으로는 <도시녀의 칠거지악(2006)>, <도화원 청춘기>,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2011)>, <목욕탕집 세남자>(2014), <프눌과의 전쟁>(2015) 그리고 <한여름 밤의 꿈처럼!> 그 외 다수 작품을 연출한 미모의 여성연출가다.

 

<분장실 청소>는 재개발로 철거되는 극장건물의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용역업체 인부 2인과 여배우 1인이 벌이는 이야기다.

 

정면에 커다란 커울이 달린 분장대가 있고, 의자가 놓였다. 벽에 광고지가 여지저기 붙어있다. 객석 방향에서 검은색 작업복 차림의 남성 2인이 각기 나무망치와 못뽑이용 쇠 지렛대를 들고 등장한다. 한 사람은 얼굴이나 체격이 둥근 편이고, 또 한 사람은 길쭉한 편이다. 분장실을 둘러보던 둥근 체형 남성이 실내에서 소변을 보려하니, 길쭉한 체형의 남성이 말린다. 방뇨를 두고 2인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잠시 후 여인 한 명이 무대 안쪽에서 등장을 한다. 남성들은 여인을 보고 놀라, 곧 헐릴 건물에 왜 들어왔느냐며 여인에게 묻는다.

 

여인은 배우인 것으로 알려지고, 헐릴 극장건물과 분장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며, 연극이 무엇이냐고 묻는 두 남성의 질문에 대답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출연한 무대와 공연한 연극을 회상하며 애처로운 마음과 슬퍼하는 모습을 남성 2인에게 드러낸다. 처음에는 소귀에 경전을 읽어주거나 당나귀 귀에 찬송가 부르는 것 같던 여배우의 심정이 두 남성에게 차츰 전해지면서 극적 분위기가 상승되기 시작한다. 그 때 건물주와 인척관계인 남성이 등장해 극장건물과 연관된 이야기가 포함된다. 대단원에서 여배우의 1인극이 펼쳐지면서 연극은 마무리를 한다.

 

현재 대학로의 극장건물의 1일 대관료는 다른 지역의 1개월 건물 임대료와 동등하거나 더 고액인 편이다. 종로구청이나 이 지역에서 당선된 시 구 의원들, 또는 금배지를 단 인물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알면서도 묵과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표 얻기를 위한 건물주들과의 친분관계 유지라는 미시적 안목보다는 문화 창달이라는 거시적 안목에 유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장항석이 길쭉한 남성으로, 이승구가 둥근 체형 남성으로, 양신지가 여배우로, 이다일이 건물주 인척으로 출연해, 각자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조연출 정 슬, 조명디자인 민새롬, 음악감독 양지해, 무대감독 송대중, 진행 조진아 박윤정 이 환 이호연, 프로듀서 김기승 임 훈 등 제작진과 기술징의 열정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창작스튜디오 자전거날다의 오세혁 작, 유수미 연출의 <분장실 청소>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7월 17일

 

4, 극단 작은신화의 베츠야쿠 미노르 작 정상미 번역 반무섭 연출의 <일그러진 풍경>

 

소극장 혜화당에서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 극단 작은신화의 베츠야쿠 미노르(別役 実) 작, 정상미 번역, 반무섭 연출의 <일그러진 풍경>을 관람했다.

 

베츠야쿠 미노르(別役 実 1937~)는 만주 신경(新京) 출생. 와세다 대학(早稲田大学) 정경학부 정치학과 중퇴. 나가노(長野) 고등학교에서 도스토 옙스키 연구회와 성경 연구회를 다니고, 대학에서는 카프카와 베켓과 이오네스크 등의 연구회에 참가한다. 한편 리얼리즘 연극의 주류인 학생극단 자유무대(自由舞台)에 들어가, 연극의 제작과 무대감독을 경험한다. 1960년 안보 반대투쟁과 니지마(新島)기지 반대투쟁에 참가한다. <빈 방 있어요(貸間あり)>(1958), <A와 B와 한 여자(AとBと一人の女)>(1961)를 각각 발표한다. 와세다 중퇴 후에는 노동조합 서기로 취직. 1962년, 스즈키 다다시(鈴木忠志)와 오노 세키(小野碩) 등과 함께 신극단(新劇団) 자유무대(自由舞台)를 결성하고, 첫 공연작으로 <코끼리(象)> 공연.

 

<고도를 기다리며>의 영향으로, 「일상성 속에 있는 비일상의 발견」을 추구하며, 반리얼리즘 연극운동을 전개. 스토리 성을 배제한 연극에서 출발했지만, 스토리를 풀어내는 모색의 시기를 거쳐서,  이동(移動)>(1973)을 계기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스토리에서 해방된 독자적인 언어표현을 갖는 세계를 구축한다.

 

<성냥팔이 소녀(マッチ売り少女)>로 기시다(岸田) 희곡상(1967)을, <살랑살랑 족의 반란(そよそよ族の叛乱)>으로 예술선장(芸術選奨) 신인상(1971)을,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諸国を遍歴する二人の騎士の物語)>로 요미우리(読売) 문학상(1987)과 예술선장 문부대신상(1983)을 각각 수상하였다.

 

정상미(1979~)는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2008년 4월 ~ 2011년 3월 日 극단 문학좌 연출부에서 활동하고, 201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그들의 약속” 으로 등단했다.

 

2012년/3, ‘신춘문예 단막극제’, 작,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2012년 5, 광주평화연극제 日 <벚나무 위, 벚나무 아래> 번역, 2013년/9, 프린지페스티벌 <파리떼> 각색, 포스트극장, 2014년/3, <내 마음의 슈퍼맨> 작,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 2016년 5월 <우리 제발!> 공연 예정인 미모의 여성극작가다.

 

반무섭은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연출가다. 극단 작은신화 소속으로 <해 뜨기 70분 전>, <과수원지기의 개>, <두 사내>, <춤추는 황금소>, <상선>, <화인>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침대에 누웠을까>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공연과 리뷰” PAF 연극 연출상 수상, 광주평화연극상 수상, 한국연극협회 회원, 한국연출가협회 회원,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 공연분과위원장, 계간지 “공연과 이론” 편집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무대에는 피크닉을 하려고 준비한 음식 보따리와 상자가 즐비하게 놓여있다. 긴 언덕 꼭대기로 설정되고 언덕길을 나타내는 긴 천이 바닥에 깔려있다. 배경 가까이에는 낮은 탁자 위에 오래된 축음기가 있어 음악이 흘러나온다.

 

잠시 후 자전거를 끌고 모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연극이 시작된다. 딸이 지도를 꺼내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려 든다. 레코드판의 음악이 반복되니, 정지를 시킬까 망설이지만 남의 것이라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한다. 모녀는 계속 지도에서 현 위치를 찾는다. 가방을 든 남자가 기차역을 향해 가다가 참견을 한다. 모녀는 남자에게 지도를 보인다. 남자 역시 지도 보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기에 머뭇거리고, 고장 난 레코드 소리에 신경을 쓰며 이야기를 돌린다. 그때 달리기 선수가 등장해 잠시 머뭇거리다 계속 돌아가는 레코드를 정지시킨다. 4인은 각자 상대에게 지도를 보이며 현 위치를 찾아달고 하고, 나이든 남자는 안경을 찾느라 부산을 떤다. 청년은 시계가 없어졌다며 찾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남녀 4인은 변소를 찾아 흩어져 간다. 그 때 부부 한 쌍이 등장해 언덕배기에 음식과 자리가 깔린 것을 발견하고 하나하나 뚜껑을 열어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맛을 보기도 한다. 4인이 일을 본 후 돌아와 부부의 거동을 살핀다. 그리고 부부가 음식을 먹고 마시고 하는 모습에 저마다 동화된 듯, 함께 음식을 꺼내 먹기 시작하고 포도주까지 시음을 한다.

 

그때 검은색 제복에 무선 전화기를 든 남성이 등장해 4인의 동태를 지켜본다. 4인도 엉겁결에 동작을 멈춘다. 검은 제복이 무선 전화기로 통화를 한다. 피크닉을 왔던 6인 가족이 집단자살을 했고, 그 자리에 다른 6인이 나타나 죽은 사람들이 가져온 음식을 먹고 포도주까지 마시고 있다고…..

 

강진선, 고병택, 구선화, 성동환, 이영민, 김기준, 오용택 등 출연자 전원의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이 인상적이다.

 

조연출 최고은, 조명디자인 민새롬, 무대감독 최규대, 음향오퍼 채영은, 조명오퍼 이지훈, 음식준비 조민교 정지희, 진행 석소연 건호조 천경환, 프로듀서 정승현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이 드러나,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 극단 작은신화의 베츠야쿠 미노르(別役 実) 작, 정상미 번역, 반무섭 연출의 <일그러진 풍경>을 전근대적인 극적 구성에서 벗어난 독특한 표현양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엉뚱 발랄 우스꽝스런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7월 24일

 

소극장 혜화당의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과는 별도로 혜화동 키작은 소나무 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마에다 시로 작, <자지마>도 함께 평한다.

 

5, 극단 위대한 모험의 마에다 시로 원작, 이홍이 번역. 김현회 연출의 <자지 마>

 

창경궁로 키 작은 소나무 극장에서 극단 위대한 모험의 마에다 시로(前田 司郞) 원작, 이홍이 번역, 김현회 연출의 <자지 마>를 관람했다.

 

마에다 시로(前田 司郞 1977~)는 도쿄 출생 극작가 연출가 소설가 배우다. 와코 대학 인문학부 재학 중 극단 코탄다단을 창단 2005년 <사랑도 아닌 청춘도 아닌 여행하지 않는>으로 출발해 노마문예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2006년 <연애의 해체와 북구의 멸망>으로 노마문예 신인상 수상, 미시마 유키오 상 후보, 2007년 <위대한 생활의 모험>으로 아쿠타가와 상 후보, 2008년 희곡 <살아있는 것은 없는 것인가>로 기시다 구니오 상 수상, 같은 해 <누군가 손을 잡고 있는 기분이 들어 참을 수 없어>로 미시마 유키오상 후보, 2009년 <여름 물의 인어>로 미시마 유키오 상 수상, 그리고 같은 해 NHK 드라마 <장 보러 가기>로 갸라크시 상과 방송문화기금 상, 서울 국제 드마마 상 등을 수상했다.

 

번역을 한 이홍이는 연세대학교 심리학 불어불문학,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원 협동과정 공연예술학, 디렉터그 42소속이다.

 

2010 <반복 그리고 연속> <백설공주>, 2011 <재/생> <LOVE> <검찰관> <히키 칸쿤 토네이도>, 2012 <결혼 Suddenly Married> <물의 편지> <게게게노 게> <혁명일기> (성기웅 공역), 2013 안드로이드 연극 <세 자매>, <사요나라> <현 위치> (이시카와 쥬리 공역), 2014 <소년 B> <용의자 X의 헌신> <난폭과 대기>, 2015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 등을 번역했다.

 

번역 및 드라마투르기 2012 <세 사람 있어>, 2014 <배수의 고도>, 2015 <히키코 모리 밖으로 나왔어>,

 

드라마투르기 2009 <로미오와 줄리엣>, 2013 <가모메>, 2014 오페라 <달이 물로 걸어오듯> 등이 있는 미모의 여성 연극인이다.

 

김현회는 배우이자 연출가다. <청춘밴드> <청춘밴드 제로> <누구의 연애> <자지 마>에 출연하고, <주머니 속 선인장> 조연출과 <자지 마>을 연출한 미남 연극인이다.

 

무대는 낮은 장, 서랍장, 탁자, 의자, 큰 캐비닛 서랍, TV수상기, 어항, 옷걸이 그 외의 세간과 살림용품이 방을 두르고 있고, 바닥에는 이불과 요가 깔려있다. 형광등과 일반전등이 켜졌다 꺼졌다 한다. 벽에는 좁은 창문처럼 생긴 네온등 같은 발전용기가 달렸다. 수많은 크고 작은 소라와 조개, 불가사리 등이 소품으로 사용된다.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를 남녀 두 사람의 거실이다. 부부인지, 남매인지, 친구인지도 확실하지 않으나, 여하튼 동거 남녀가 잠을 못 이루고 한 밤에 벌이는 동화 같은 이야기다. 부근에 바다가 있다는 설정이고, 파도에 밀려 온 수많은 조개를 주워 보관을 하고, 그 중 살아있는 것은 어항에 넣어둔다. 어항에 붕어는 보이지 않고, 붕어는 샘물이나 수돗물로 기르기에 바다조개를 기르려면 소금을 집어넣어야 한다는 대사를 남자가 한다.

 

긴 여름 밤, 하는 일이 없는 남녀인지, 직업이나, 하는 일은 전혀 소개가 되지 않고, 그저 여인이 잠을 못 이루며, 남성을 부르고, 건드리고, 불가사리로 얼굴을 간지럽힌다. 어항에 넣은 가장자리가 삐죽 삐죽 돌출된 오렌지 색 조개를 꺼내 액즙을 먹이고 이어폰을 소라에 난 틈에 꽂아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소라에서 여성의 음성이 들려나온다. 무슨 소리인지 명확하지도 않고, 그나마 잠시 중얼거리다 멈춰버린다. 잠을 자려면 수를 세거나 양의 마리수를 세어보라는 남성의 말을 따르지만 여인은 잠을 이루지 못 한다. 여인은 남성의 불 끄고 자라는 소리에 실내등을 끄지만 잠을 이룰 수 없자 일어나 방을 헤맨다. 정면에 커튼을 열고 부엌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화장실에 들어가 손과 얼굴에 묻은 액즙을 씻는다. 여인이 부산을 떠니, 남성도 일어나 여인과 함께 바다 이야기, 소라 이야기, 양배추 이야기, 양배추처럼 생긴 보라색 채소 이야기, 알칼리성 음식 이야기 그 외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방안을 온통 뒤져 수많은 조개와 소라를 꺼내 어항 옆에 쌓아놓는다. 그리고 어항 옆에서 여인은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이부자리로 돌아와 제풀에 지쳐 잠을 이루게 된다. 먼저 잠이 든 남성 옆에 누워….

 

김현회가 남자, 김민지가 여자로 출연해 전혀 연기를 하는 것 같지 않은 생활언어와 자연스런 동작, 그리고 소년소녀 같은 동심을 보이며, 관객이 아닌 방안 동거인 같은 느낌이 들도록 연극을 이끌어 간 후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으며 극단 위대한 모험의 마에다 시로(前田 司郞) 원작, 이홍이 번역, 김현회 연출의 <자지 마>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이끌어 간다.

7월 19일 박정기(朴精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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