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 극장의 1인극 외 모노드라마 공연총평/ 박정기

한 평 극장의 1인극 외 모노드라마 공연총평

연극인복지재단 지원으로 한 평 극장의 1인극이 연말까지 매월 1, 2회 공연으로 계속된다. 박정순 작 <아부지의 불매기> 윤예인 작 <미친 엄마 진혼>, 심철종 작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임동진의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 윤여성의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 여무영의 1인극 <크랩의 마지막 테이프>, 그리고 박정자의 낭독콘서트 <영영이별 영이별> 등을 평한다.

 

1, 박정순의 모노드라마 <아버지의 불매기>

 

박정순의 한 평 극장 화랑방에서 1인극 <아부지의 불매기>를 관람했다.

 

박정순(1953~)은 충남 도고출신으로 서울 우신초등학교, 영등포 중학교, 서울공업고등학교, 국립 서울 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한 중견 연기자로 200여 편의 연극, 영화, 방송드라마에 출연했다. 신춘 단막극제 최우수 연기상, 인천연극제 연출상 및 대상을 수상했다. 극단 김상열 연극사랑 단원이고, 박정순 한 평 극장 화랑방 대표다.

 

1인극 <아부지의 불매기>는 중견배우 박정순이 집필, 연출, 출연까지 한 모노드라마다. 원래 옹기를 만들던 할아버지와 그 대를 이어 독 짓기를 이어온 아버지, 그러나 가업을 잇지 않고, 그림을 전공했으나, 배우가 된 아들이 선대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써서 이번에 공연을 하게 되었다.

 

작품의 배경은 천주교가 조선에 전파될 무렵 경기도 이천에 집단 거주하던 도공들이 천주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였듯이, 옹기장이인 할아버지도 천주교를 믿었고, 천주교 박해와 수난을 극복한 후, 조선이 일본에게 강제로 병합되자, 할아버지는 독립운동을 위해 가업을 버리고, 만주로 떠난다. 떠나면서 할아버지는 믿을 신(信)자를 붓으로 써 액자에 넣어 가훈처럼 벽에 걸어 놓는다.

 

그리고 작은 항아리에 하모니카를 넣어두고 떠나간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독 짓기를 시작한다. 지게에 옹기를 가득 싣고, 할아버지가 건넌 압록강을 한 겨울에 건너다가 그만 얼음이 갈라지면서 물에 빠진다. 겨우 목숨을 부지한 아버지는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얼마 아니 되어 해방이 되고, 해방의 기쁨을 맛보기가 무섭게, 남과 북은 미국과 소련의 관할에 들어가면서 분단이 된다. 각자 단독정부를 수립하게 되고, 남과 북은 체제가 다른 국가가 된다. 그러자 적화통일명목으로 북이 기습남침을 하게 되고, 유엔이 참전하면서 압록강까지 진격을 해, 통일을 목전에 두는듯했으나, 중공이 대군을 보내, 인해전술로 유엔군을 밀어붙여 임진강까지 후퇴시킨다. 아버지는 전투에서 부상당해 상이용사가 된다. 남북 양측의 휴전협정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이산가족이 생기게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인 한지순과 아들 오동통과 딸 오동동과 만나지 못한 채 헤어져, 이산가족의 한사람이 된다. 남북이산가족상봉자리에서 아버지는 가슴에, 헤어진 부인과 자녀의 이름을 적은 팻말을 걸고 거리를 헤매지만, 아무런 소식도 얻지를 못한다.

 

아버지는 황토 흙을 맨발로 짓이겨 점토 흙으로 만들고, 점토로 크고 작은 독과 항아리를 빚어 가마에 넣고, 바로 불앞에는 불 막이 항아리를 가로막아 직접 불이 닿지 못하게 하고, 그 열기로 옹기를 구워내면서, 비록 옹기에 금이 갔거나, 일그러졌거나, 형태가 볼 상 사나워도 아버지는 옹기를 버리지는 법이 없다.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출산하는 마음으로 옹기를 하나하나 꺼내 정성스레 맷물을 바른다. 그러면서 도자기 굽는 사람들이, 도기가 금이 가거나, 형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가마에서 도자기를 꺼내자마자 깨뜨려 폐기처분하는 모습에 분노를 느끼며, 그런 행위는 자기 자식이 불구자로 태어나거나, 기이한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어미가 자식을 죽이는 행위와 마찬가지라며, 도공들의 잔인하고 인간적이지 못한 행태에 분노를 터뜨린다.

 

대단원에서 가족의 재회가 불가능한 것으로 체념한 아버지가, 세발자전거에 어머니와 자식들의 유해를 담은 유골함인양, 작은 항아리와 인형을 싣고 요령을 흔들며 영구타령과 함께 퇴장을 하는 장면으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할아버지가 만주로 떠나며 작은 항아리에 넣어두고 간 하모니카를 아버지가 꺼내 불며 흘러나오는 “학도가”,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찾으려고 떠나며, 할머니와 헤어지는 장면에 나오는 가요 “눈물 젖은 두만강”은 관객의 가슴을 적시며 깊이 스며드는 음악으로, 이 연극과 절묘하게 어울려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박정순의 한 평 극장 화랑 방은 정면 오른쪽에 사랑방으로 설정된 한지 바른 여닫이문, 그 앞으로 쪽마루가 놓여있다. 왼쪽은 방의 벽이고, 벽 상단에 나무판에 사랑방이라 쓴 벽걸이와 사진액자가 걸려있고, 하단에는 박정순이 그린 추상화가 있다. 오른쪽 벽에는 아버지의 군 제대증이 걸려있고, 작은 캔버스에 그린 추상화가 여러 개 달려있다. 정면 벽 아래에는 낮은 선반이 있어 옹기를 비롯해 인형들이 놓인다. 정변 벽 왼쪽 모서리에는 솟대목이 서있고, 극의 진행에 따라, 진달래꽃과 여러 가지 색의 끈을 걸어놓기도 한다. 방 오른편에는 장독대가 있어 옹기로 만든 독을 나란히 놓았고, 장독대의 큰독 위에는 꽃을 꽂을 수 있는 조그만 항아리를 얹어놓아, 극의 도입에 아버지가 꺾어 들고 들어온 진달래 꽃망울을 항아리에 꽂아놓은 후, 극의 진행과 함께 그 꽃망울이 만개를 하고, 극의 후반부에는 단풍잎으로 바꿔놓는다. 아버지가 들고 들어온 유골함과 세발자전거에 싣고 들어온 제사용 작은 옹기항아리는 정면 벽 아래 선반에 얹어두었다가, 극의 진행에 따라 항아리를 마당 한가운데에 내려놓고, 항아리 속에서 하모니카를 꺼내 부는가 하면, 기다란 낚시로 자녀를 의미하는 인형을 낚아 올리고, 부인을 의미하는 나비를 낚아 올리는가 하면, 붉은 천으로 항아리를 장식하기도 하고 색동저고리를 입히기도 한다. 커다란 독 입구에 감아놓은, 고추와 숯을 꿰어달은 긴 새끼줄로 만든 금줄을, 사랑방 문과 벽 그리고 솟대까지 연결해 걸어 놓으면 방 전체가 한 폭의 아름다운 조형예술작품이 된다. 아버지가 제사를 마친 후 세발자전거에 다시 유골함과 항아리를 싣고 종을 흔들며 영구타령을 하며 떠나가는 장면에서 모노드라마는 끝이 난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상임간사 김지선)과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인터파크가 후원한 박정순 작, 연출, 출연의 모노드라마 <아부지의 불매기>를 비록 한 평짜리 극장공연이지만 어느 대극장 공연 못지않은 감동과 한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걸작 1인극으로 탄생시켰다.

 

2, 윤예인의 모노드라마 윤예인 작 연출 출연 <미친 엄마 진혼>

 

은평구 연서로 언덕바지에 있는 은평구립도서관 위쪽 연립주택 20, 102호에서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제작 한 평 극장 시리즈 “옆집에 배우가 산다.” 윤예인 작 연출 출연의 모노드라마 <미친 엄마 진혼>을 관람했다.

 

함께 관람한 최송림 작가의 “하늘 아래 첫 극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고지대이기는 하지만, 달동네나 고산지대가 아니라 그냥 언덕바지에 있는 중견여배우 윤예인 씨의 집이다.

 

새로 이사를 했는지 도배나 장판 그리고 커튼이 깨끗하고 산뜻한 느낌이 드는데다가 벽에 건 유화그림도 수준급이고, 관객을 위해 마련한 좌석이나 방석도 새로 준비한 것이 분명해 여배우의 깔끔하고 청결한 성품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예상보다 많은 관객이 관극을 하러 오고, 착석을 하자마자 공연이 시작된다.

 

소품, 조명, 음악, 의상까지 직접 마련하고 제작했다는 설명과 함께 극이 시작되면 마치 자전 연극인 것 같은 일종의 고백과 자신의 처지, 그리고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편에 대한 증오가 솟아오르는 물결처럼 일렁이기 시작한다. 그 증오심은 높은 파도로 바뀌고, 발성과 표현도 암표범의 으르렁 소리에 비견될 정도로 끓어오른다. 그러면서 증오심을 진정시키기라도 하려는 듯 여러 겹으로 접은 한지 전지를 가위로 결에 따라 절단하고 그 절단한 선을 또 작은 사각의 문양으로 썰어낸 다음 펼치니, 아프리카 원주민 여인의 긴 풀잎으로 만든 치마형태나, 주렴 같은 한지 조형물이 된다. 한지 조형물을 정면 커튼을 젖히고 테라스 문을 열어 문 오른쪽 난간처럼 길게 뻗어있는 봉에 가져다 거는데, 그런 한지 조형물이 20여개 걸려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관객은 아마 여배우 자신의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공작 솜씨가 괜찮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마침 테라스 천정에 가설된 아크릴 지붕으로 쏟아지는 빗소리는 연극의 음향효과를 내는 듯싶다.

 

잠시 객석 오른편 방으로 들어간 후 여배우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고풍스런 의상에 치렁치렁하게 늘어진 긴 가발을 쓰고 등장해 희랍극 유리피데스의 <메디아>에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이아손을 증오하는 <메디아>의 대사를 읊조리기 시작한다. 필자는 연극 <메디아>를 여러 차례 관극했지만, 이토록 완벽에 가까운 감성과 표현을 하는 연기는 처음이라, 차제에 이 여배우가 <메디아>를 공연하면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극 분위기가 상승하고 연기가 절정에 이를 무렵 여배우가 하늘과도 약속을 했는지,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고 그 소리가 극과 어우러져 제대로 된 음향효과를 창출해 내니, 관객도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인다.

 

대단원에서 녹음된 엔딩 뮤직과 함께 공연은 끝이 난다. 엔딩 뮤직도 여배우가 직접 선곡을 했다고 하니, 음악적 소양도 풍부한 것에 틀림이 없으리라.

 

윤예인은 1979년 극단 작업, 1980년 극단 민예, 현재는 극단 대학로극장 단원이고, 마포연극협회 회장이다. 한국희곡뮤지컬 창작워크숍 총무를 역임하고 있다.

 

<갈매기> <앉은 사람 선 사람> <엄마가 절대 하지 말랬어> <현자 나탄> <신촌 비둘기> 등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고, 2013년 한국여성연극협회 올빛상을 수상한미녀 중견여배우다.

 

은평구립도서관 조금 위에 위치한 윤예인의 한 평 극장에서 연말까지 공연되는 모노드라마 <미친 엄마 진혼>에 많은 연극인의 관람을 바라는 마음이다.

 

3, 심철종의 모노드라마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 대우아파트 1103호에서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제작, 세상에서 제일 작은 한 평 극장 시리즈, 심철종 작 연출 출연의 모노드라마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관람했다.

 

심철종은 행위예술가이자 연극배우, 그리고 연극연출가다. 심철종은 국내외의 여러 실험예술제와 국제연극제에 참가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더 친근하고 가깝게 실험연극을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왔다. 현재 연극, 무용, 퍼포먼스, 패션쇼, 연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씨어터 제로, 심철종 퍼포먼스 제작소, 한∙일 댄스 페스티발의 대표이자 아고라극장의 외국인 예술고문을 맡고 있다.

 

한 평 극장 시리즈는 2013년 5월 심철종에 의해 최초로 시작이 되었다. 1인극은 기억과 사랑과 인생 그리고 죽음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이루어진다. 그는 연기를 통해 치매 걸린 어머니에게 기억을 상기시키는 내용, 사랑하던 여인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죽음과 대비된 삶 자체의 소중함을 모노드라마로 펼친다.

 

그러나 최초 공연은 2005년 9월 홍대 앞 갤러리 크세쥬에서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에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심철종은 “홍대 앞 문화 게릴라들을 묶기만 하면 세계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다. 지금 그런 작업을 하고 있다. 언젠가는 홍대 앞을 세트로 하는 거대한 작품도 만들고 싶다.”라고 발표했다.

 

한 평 극장 모노드라마 공연을 하게 된 까닭은 “사실 배우들 중에 독거노인이 많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무대가 불러주기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죠. 그렇다고 배고픔이 해결되지 않죠.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이 극장이 되는 겁니다. 한 평 극장처럼 세상에서 제일 작은 나만의 극장이 되는 거죠. 자신이 살아왔던 이야기, 그동안 했던 연기만 보여줘도 얼마든지 감동적인 공연을 펼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몸소 이렇게 한 평 극장에서 공연을 해도 배고픔이 해결되고 예술가가, 배우가 무대라는 공간과 자신의 삶의 공간이 공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우라면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워 무대에서 최후를 맞이하고 싶다는 저의 꿈이 한 평 극장을 통해 실현된 셈이죠. 제 삶의 공간이 곧 무대가 됐으니까요”

 

무대는 방 안이다. 방석이 여러 개 준비되고, 천정에서부터 백색의 천을 여러 폭 늘어뜨려 둥근 백색 휘장 공간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느낌이다. 방바닥에는 공연을 휘한 소품, 해골바가지, 전구와 이어폰, 관객의 손을 묶을 끈, 휴대폰 등이 놓여있고, 관객에게 나누어 준 이어폰을 통해 음악과 노래가 효과음으로 전달된다.

 

기억 장면에서는 치매를 앓고 있는 자신의 모친에게, 기억을 떠올리도록 하려는 아들의 애타는 정경이 그려진다. 고령의 부모를 모시고 있거나, 실제로 치매을 앓고 있는 부모가 있는 관객은 자신의 일처럼 느껴지는 공연이다.

 

사랑하던 상대에 대한 그리움에서도 심철종은 자신의 부부관계나 연인과의 관계, 그리고 첫사랑보다는 관객 자신의 사랑을 회상시키게끔 공연을 이끌어 간다.

 

죽음 장면에 이르러 해골바가지를 들고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며 셰익스피어 햄릿 3막 1장의 독백이 펼쳐지고, 인간의 생사고락(生死苦樂)에 관한 철학적인 사유가 1인극의 대단원을 장식하면서 관객의 우레와 갈채와 함께 공연은 끝이 난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 국민은행카드 건물 옆 대우아파트 1103호 “세상에서 제일 작은 한 평 극장”에서 공연되는 심철종의 모노드라마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공연에 연극인들 뿐 아니라, 일반관객의 많은 관람을 바라는 마음이다.

 

4, 극단 예맥의 오은희 작, 최병로 연출, 임동진의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

 

삼성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극단 예맥과 ㈜프리드라이프 제작, 홍만유 구성, 오은희 극본, 최병로 연출, 임동진 홍만유 협력연출, 임동진의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를 관람했다.

 

㈜프리드라이프(회장 박현준)는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대한민국의 문화 르네쌍스를 위해 문화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어둡고 슬픈 장례문화가 아닌 아름다운 이별의 장례문화로 변모시키려 노력하는 기업이다.

 

오은희(1966~) 작가는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출신이다.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희곡부문에 당선하고, 1991 부산연극제 신인연출부문 특별상 1997 국립극장 창작극공모 희곡부문 당선 1999 제8회 뮤지컬대상 극본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사랑은 비를 타고> <겨울연가> <달고나> <하루> <대장금> 외 수십 편의 뮤지컬극본과 <학생부군신위> 외 시나리오 다수, 창극 <배비장전> 등 친 대중적 작품을 쓰고, 흥행을 성공시키는 미모의 여류작가다.

 

최병로는 연극 <어느 아버지의 죽음> <아침부터 자정까지> <윈저의 바람둥이 부인들> <춘향전> <방황하는 별들> <언틸 더 데이> <부활>에 출연하고,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 <장보고>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루나틱> <팔만대장경>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외의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연출작은 <까칠한 재석이가 돌아왔다>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를 연출한 미남 공연예술가다.

 

무대는 주택의 거실이다. 기둥으로 보이는 사각의 조형물이 오른쪽으로 비스듬이 기울어진 형상이고, 공중에는 줄에 달린 샹들리에 풍의 조명등이 매달려 있다. 장식장, 서랍장, 옷걸이, 책상과 의자, 흔들의자, 케이스에 담긴 첼로, 이삿짐이 담긴 상자 곽 등이 보인다. 영상투사로 낮과 밤 그리고 기상변화를 나타내고, 음향효과로 이웃집 소음, 살아있거나 작고한 가족의 음성이 녹음되어 나온다. 비장 침울한 첼로 연주음에서부터 하모니카 음, 동요 음, 흘러간 대중가요 음 등이 극적 분위기를 창출시키는 역할을 하고, 주인공의 착용의상 변화라든가 조명의 부분조명에서 전체조명의 강약 또한 극 분위기에 적합한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주인공의 작고한 부인 역의 녹음 연기나 딸 역의 음성연기 또한 적절한 감성과 표현으로 극적흐름에 기여도를 높인다.

 

연극은 70세의 홀로 된 가장이 새로 이사를 한 주택 거실에서 펼치는 1시간 30분 동안의 1인극이다. 아직 풀지 못한 짐을 정리하면서 오래된 부인의 악기, 첼로의 케이스가 찢어진 것에 항의전화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간간이 이웃집 부부의 싸움소리가 들려오고, 휴대전화로 외손녀의 소식이 전해진다. 외손녀의 결혼 소식으로 주인공은 기쁜 마음을 드러내지만, 곧이어 혼례식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전갈에 낙담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인공의 딸이 사고로 죽자 그녀의 남편이던 사위가 다른 여인과 재혼을 한 까닭에, 전처의 생부가 외손녀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해진다. 주인공의 부인 또한 지병인 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으며, 첼로를 연주하던 음악인이었다는 설정이고, 오래된 검은색 케이스에 담긴 첼로를 주인공이 쓰다듬는 모습이 연출된다. 계속해 이삿짐 상자 곽을 풀면서 하모니카가 나오자 주인공이 관객의 귀에 익은 동요 곡을 차분하게 불어 감성적인 분위기로 조성을 한다. 그러다가 주인공은 외손녀의 결혼식에 꼭 참석을 해야 하겠다는 심정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예식장에 입고 갈 밝은 색 정장을 착용하고, 결국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장면이 바뀌면 예식장에서 귀가해 흔들의자에 앉아 아내와 딸 그리고 손녀를 생각한다. 그러자 신혼여행이 끝나면 할아버지를 찾아뵙겠다는 휴대전화 전갈에 기쁜 마음이 보이면서 한 편으로는 신혼부부에게 대접할 음식 장만에 부심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 계속 짐을 정리하다가 부인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주인공이 책상 앞에 앉아 일기를 읽으면 부인의 음성이 들려나온다. 내용은 딸이 사고로 죽었는데도 한참 후에야 도착한 남편과 남편의 몸에서 풍겨오는 다른 여인의 향수로 남편의 외도사실을 알고, 실망 속에 지병인 암이 더욱 악화되었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그런 줄도 모르고 시침을 떼고 부인을 대했던 과거를 돌이키며 주인공의 후회가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나오기 시작한다. 파도는 차츰 폭풍 속의 노도처럼 파고가 일기 시작하고, 종당에는 해일 같은 슬픔의 더미와 후회의 울부짖음 속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임동진의 일생일대의 명연을 펼치기에 공연이 끝나도 관객은 제자리에 앉아 일어날 줄을 모른다. 특히 부녀 관객들은 저마다 흘러내린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고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필자의 박수소리에 비로소 여기저기에서 박수를 치기 시작하고 그 소리가 우레와 같은 박수로 변하면서 임동진의 커튼콜은 마치 열광의 도가니로 변하는 느낌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기획총괄 장현일, 기획본부장 정정호, 기획실장 박은선, 제작총괄 손광업, 음악 김은영, 무대 윤미연, 조명 김영빈, 음향 권지휘, 영상 김장연, 의상 황수풀, 소품 박영애, 분장 조미영, 탱고지도 서병구, 무대보조 손은빈, 그 외의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예맥(대표 임동진)과 ㈜프리드라이프(회장 박현준) 제작, 홍만유 구성, 오은희 극본, 최병로 연출, 임동진 홍만유 협력연출의 <임동진의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를 임동진의 명연기와 함께 기억에 길이 남을 걸작 1인극으로 창출시켰다.

 

5, 세종문화회관 사회공헌프로젝트 온쉼표의 윤기훈 작 연출의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온쉼표 시리즈 윤기훈 작 연출의 음악극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을 관람했다.

 

윤기훈은 미국 버지니아대학교와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드라마스쿨을 거친 작가이자 연출가이다. 현재 상명대학교 연극학과 교수이며 경계없는 예술센터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작품으로는 <종이달> <피나노프로테 나의 사랑> <덴빈 탑 고시원> <가로등이 전하는 이야기>, <달세계로의 여행>, <벽 이야기> 등을 발표 공연했다.

 

김혜정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출신으로 독일 본 필하모닉, 님펜 부르크 챔버, 청주 시향, 과천시향, 국내 이화경향, 세계일보 콩크루 1위, 이태리 조반니 국제콩쿠르 1위, 이태리 미켈란젤로 아바도 국제콩쿠르 1위 및 소나타 특별상, 오스트리아 파가니니 국제음악제 1위 등을 수상한 미녀 바이올리니스트다.

 

김용진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 출신으로 러시아 에르미따쥐 국립 오케스트라, 몰도바 국제음악 페스티벌 오프닝, 프랑스 국제 피아노 콩쿨 로랑 비페 표르드 퍼블릭 그랑프리 수상, 스페인 국제 피아노 콩쿨 푸체르다 상을 수상한 미남 음악가다.

 

황지인은 한국체육대학교 무용과와 KDF(국제하계현대무용페스티벌)를 수료, TIMF 앙상블 협업 다원예술극 출연, 서울팝스오케스트라 협업, 제13회 서울프린지페스티벌 <Tango Virus>외 다수 출연하고, 현재 아르헨티나 탱고 강사, 현대무용 강사를 하고 있는 미녀 무용가다.

 

세종문화회관(사장 이승엽) 세종 대극장, M씨어터, 체임버홀 등 세종문화회관 내 세 곳의 공연장에서 진행되어온 천원의 행복은 시즌Ⅱ <온쉼표>로 개편되어 그 무대를 서울시 전역으로 더욱 확장한다. 연간 2회에 걸쳐 <온쉼표 페스티벌>을 북 서울 꿈의 숲 아트센터와 오는 9월 개관 예정인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도 펼쳐, 보다 많은 시민들이 가까운 공연장에서 천원으로 만끽하는 예술을 통한 온전한 쉼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또한 <온쉼표 페스티벌>은 세종문화회관의 연간 공연 프로그램과 시기, 장르를 맞춰 기획한 것이 특징인데 가족의 달 5월에는 세종 대극장과 꿈의 숲 아트센터에서 첫 번째 페스티벌을 열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공연 등을 선사한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와 발레가 집중적으로 공연되는 10월에는 세종M씨어터, 꿈의숲 아트센터, 그리고 서울돈화문국악당까지 합세하여 오페라와 무용 공연은 물론 한국의 오페라인 판소리까지 공연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세종문화회관이 기획한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서울시 전역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경계 없는 예술센터(Centre d`arts sans frontières/Center for the arts beyond boundaries, 대표 이화원)는 2001년 설립된 이래, 예술의 대사회적 치유기능에 관심을 갖고, 장르와 국경의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양태의 예술을 연구하고 창작해 온 전문예술단체이자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이다. 종합적인 창작산실 전문기업으로서 문화예술기획, 축제운영, 공연, 뮤지컬, 영상제작, 국제교류프로젝트, 해외 공연투어, 학술연구 등을 망라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가운데, 창의예술교육프로그램,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융∙복합프로그램 등, 선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경계 없는 예술센터는 서울시 표창, 문화관광부 사회문화예술교육 우수사례 선정, 지자체 토요우수프로그램 선정, 민관협력 우수상 수상, 예술경영 우수사례 선정 등, 대외적으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사회적 기업 경계 없는 예술센터는 문화, 예술적으로 소외된 지역 및 도심의 일상에 침투하여 메마른 삶의 환경에 예술을 통한 꿈과 희망을 제공하는 문화운동과 오늘의 사회에서 위축되어버린 예술의 대사회적 치유기능을 적극적으로 구현하고, 특정 예술의 틀에 머무르지 않는 자유롭고 도전적인 창작활동과 영역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융 복합적 창의예술교육을 추구한다. 주요사업으로는 문화예술기획 및 운영하고, 예술창작 및 보급, 명작희곡다시읽기,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연극교실, 기관위탁운영, 과학 예술 융 복합 프로그램의 국제교류와 학술연구 등을 제작 발표 공연한다.

 

피아노포르테(pianoforte)는 건반이 달린 타현악기(打絃樂器)를 지칭한다. 그런데 피아노포르테라(pianoforte)는 단어를 줄여 현재는 피아노(piano)라고만 부르고 있다.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은 건반악기 연주자와 현악기 연주자인 남녀 두 사람의 사랑과 연주 이야기다. 마치 희랍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의 사랑에 비견되어 글루크(Christoph Williald von Gluck, 1714∼1787)의 오페라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Orpheus and Eurydice) 2막에 연주되는 정령들의 춤 (Dance of the Blessed Spirits)이 다른 음악가 피아촐라(Ástor Pantaleón Piazzolla,1921~ 1992), 파가니니(Niccolò Paganini, 1782~1840),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865~1750),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1875~1962)), 라흐마니노프Сергей Васильевич Рахманинов, Sergei Vasil’evich Rachmaninov, 1873~1943),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연주곡에 이어 극의 절정부분에 연주가 된다. 원래 글루크( Gluck)의 정령들의 춤(Dance of the Blessed Spirits)은 현악기 연주보다는 금관악기 연주로 잘 알려져 있다.미모에 재예를 겸비한 유명한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와 무명의 남성 피아니스트가 젊은 나이에 운명적으로 만나 첫 연주를 하면서 남성연주자는 여성연주자의 탁월하고 출중한 기량에 매혹되어 반주까지 잠시 중단을 한 채 황홀한 마음으로 그녀의 연주를 듣기만 한다. 무반주의 현악연주만으로도 그녀는 갈채를 받는다. 그 후 두 남녀의 연주여정이 시작된다. 청춘남녀의 봄꽃처럼 피어오른 사랑이 연주와 더불어 그 향을 나부끼게 되고, 미국 뉴욕 시의 맨해튼에 있는 공연예술학교(performing arts conservatory) 줄리아드(The Juilliard School)에서의 수업과 공연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의 연주여정에 동행한다. 여정 중 중 남미에서 연주에서는 미모와 관능미를 겸비한 무희가 열정적인 탱고 음율에 맞춰 독무를 펼치기도 한다. 차츰 두 사람의 사랑은 연주와 더불어 기독경전(基督經典) 에덴동산에 등장하는 최초인간처럼 친자연적인 감성을 노출하기도 한다. 그것이 지나쳐 두 사람은 이미 약속된 연주일정을 마다하고 자연 속으로 사랑의 도피행각까지 벌인다. 세인의 경악과 비난이 들끓게 되면서 이에 견디지 못한 여성 연주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대단원에서 두 사람은 영적교감을 이루며 글루크(Christoph Williald von Gluck)의 오페라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Orpheus and Eurydice) 중 2막 연주곡인 정령들의 춤(Dance of the Blessed Spirits)을 연주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무대에는 하수 쪽에 그랜드 피아노를 배치하고, 상수 쪽에는 소형탁자와 의자 두 개를 배치했다. 연주곡에 따른 조명변화와 조명 집중 또는 강약으로 극적효과를 창출한다. 자신의 음악여정과 사랑이야기를 펼치는 주인공은 핀 마이크를 사용한다. 직접 등장해 건반악기와 현악기 연주를 하고, 무대 뒤에서 연주음을 들려주기도 한다. 무용은 백색계열의 현란한 의상을 착용하고 춤을 춘다. 그러나 적색의상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윤여성이 자전적 일대기를 펼치는 해설자로, 김혜정이 탁월한 기량과 미모를 겸비한 바이올리니스트로, 김용진이 남성 주인공 역의 피아니스트로, 황지인이 미모와 관능미를 겸한 탱고무용수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출중하고 탁월한 기량의 연주와 연기, 그리고 무용은 관객을 도입부터 극에 몰입시키고 황홀한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제작 이화원(경계 없는 예술센터 대표), 기획·홍보 정경인·최누리·박정명, 무대감독 김성민, 조명 우수정, 음향오퍼 김성민, 조명오퍼 최현우, 진행·운영 박은영·강민지·이유리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경계 없는 예술센터의 윤기훈(상명대학교 교수) 작·연출의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을 기억에 길이 남을 명작 공연으로 탄생시켰다.

 

6, 서울연극앙상블의 사무엘 베케트 작, 황동근 연출의 여무영의 모노드라마 <크랩의 마지막 테이프>

 

대학로 노을소극장에서 극단 서울연극앙상블의 사무엘 베케트 원작, 황동근 연출의 여무영의 모노드라마 <크랩의 마지막 테이프>를 관람했다.

 

사무엘 베캐트(Samuel Beckett 1906~1989)는 아일랜드 더블린 출생으로 트리니티 칼리지를 졸업한 후, 벨파스트에서 교편 생활을 시작했다. 1928년, 파리 고등사범학교의 강사로 부임하여 그곳에서 《율리시스》의 저자 제임스 조이스를 만나게 된다. 그 후 유럽 전역을 여행하던 끝에 1937년 파리에 정착했고 2차 대전이 발발하자 레지스탕스에 참여하기도했다. 종전까지 나치를 피해 은거, 노동자로 생활하면서 다수의 작품을 구상하고 집 하는작업을 계속했다. 베케트는 뛰어난 언어 구사력으로 프랑스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로 글을 썼으며 《고도를 기다리며》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로 이후 무수한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머피><몰로이><말론 죽다><이름 붙일 수 없는 것>, <와트> 등의 소설과 단막극으로 <승부의 끝>, <무언극>, 비평서 <프루스트> 등이 있다.

 

그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다 준 것은 단연 <고도를 기다리며>였으며 1969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대중과 언론의 접촉을 기피했고 노벨 문학상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1989년 일생의 반려자였던 아내 수잔이 7월 17일 세상을 뜨자 실의에 잠겼던 베케트는 12월22일 그 뒤를 따랐다.

 

황동근은 동국대학교/대학원, 미국 브루클린 대학원을 졸업했다. [유리동물원] [생일 파티] [갈매기] [아노마] [고도를 기다리며] [코뿔소] [육체의 풍경] 등을 연출하고, 폴콕스 외국인 학생상,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극 연

출가, 서울 예술 대학 교수, 서울 연극 앙상블 대표로 활동 중이다.

 

여무영은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동랑레파토리극단에서 활동했다. 러시아 국립 모스크바 쉐쁘낀 연극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시극단 지도단원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출연작품으로는 ‘초분’, ‘태’, ‘소’, ‘마의태자’, ‘리어왕’, ‘보이첵’, ‘갈매기’,’벚꽃동산”세일즈맨의 죽음’, ‘안티고네’, ‘베니스의 상인’, ‘햄릿’, ‘밤 주막’, ‘출세기’,’침묵의 바다’, ‘시련’, ‘길 떠나는 가족’, ‘민중의 적’, ‘말괄량이 길들이기’,’엘리펀트 맨’, ‘한여름 밤의 꿈’, ‘사천의 착한 사람들’, ‘헨리 4세’ 외 120여 편과 TV드라마, 영화 다수가 있다.

 

연출작품으로는 ‘까치의 죽음’, ‘이수일과 심순애’, ‘영원한 아리아’, ‘가스펠’, ‘백조의 노래’, ‘출세기’, ‘병사의 이야기’, ‘십이야’ 등이 있다.

 

<크랩의 마지막 테이프>는 2010서울연극올림픽의 개막작으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었고, 미국의 로버트 윌슨이 연출과 무대 디자인을 하고 직접 출연까지 해 성공을 거두었다.

 

2011년에는 노을소극장에서 극단 TNT의 이지훈 연출로 공연되고, 김준삼과 권남희가 출연해 역시 성공작이 되었다. 이 공연에서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는 극중의 크라프가 사무엘 베케트 자신일 것이라는 연출 설정이 돋보였다. 그리고 공연 말미에 해설자를 등장시켜 관객과의 소통과 공감대를 형성시키기도 했다. 이번 연극에서는 여무영의 모노드라마로 펼쳐진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1부에서는 클래식 기타 연주가 오승국의 감미로운 연주가 펼쳐지고, 소프라노 최주희가 등장해 은하수 쟁반에 초저녁별이 구르는 듯싶은 음성으로 노래를 불러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특히 엔리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영화 미션의 주제가에 가사를 붙여 교황에서 부른 뮤지컬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의 넬라 환타지아를 앙콜 송으로 불러 관객의 기억에 영원히 새겨 넣기도 했다.

 

연극에서 극중 크랩은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나이든 작가로, 해마다 생일이 되면 홀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녹음해 보관하는 일을 계속해온 것으로 설정된다. 69번째 생일에 그는 과거 녹음한 릴(reel) 테이프를 하나 집어 녹음기에 건다. 그것은 크랩이 30년 전인 39세 때 녹음한 테이프다. 그 테이프에서 크라프는 10년 전인 29세 때의 일을 술회한다.

 

외롭고 늙은 작가가 좋아하는 일은 옛날에 녹음한 테이프를 틀어서 들으며, 바나나를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뿐이다. 그리고 다시 녹음을 한다. 그러기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그 일이 결국은 무의미하고 허망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녹음을 중단하고 테이프를 모조리 바닥에 집어던지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난다.

여무영이 크랩 역을 맡아 사무엘 베케트를 연상시키는 명연기로 갈채를 받는다.

 

기획 최종혁, 조연출 이은화, 무대감독 양진석, 미술 김진아, 조명 강대경, 음향 조현정 등 제작진과 출연진의 열정과 노력이 합하여, 2016 현대극페스티벌 참가작 극단 서울연극앙상블의 사무엘 베케트 원작, 황동근 연출의 <크랩의 마지막 테이프>를 성공작으로 만들어 냈다.

 

7, 밀양연극촌 우리동네극장에서 김별아 원작, 전옥란 각색, 최치림 연출의 박정자의 낭독콘서트 <영영이별 영이별>

 

밀양연극촌 우리동네극장에서 극단 화이트캣 시어터컴퍼니의 김별아 원작, 전옥란 각색, 최치림 연출, 박정자의 낭독콘서트 <영영이별 영이별>을 관람했다.

 

김별아(1969년~)는 강원도 강릉 출신의 작가이다. 강릉여자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실천문학에 중편소설 ‘닫힌 문 밖의 바람 소리’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소설집으로《꿈의 부족》, 장편소설로는《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개인적 체험》《축구전쟁》《미실》《영영이별 영이별》《논개 1.2》《백범》《열애》《가미가제 독고다이》《채홍》《불의 꽃》, 산문집으로는 《톨스토이처럼 죽고싶다》《가족판타지》(《식구》개정판)《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이 또한 지나가리라!》《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삶은 홀수다》, 동화로는《김순남》《장화홍련전》《치마폭에 꿈을 그린 신사임당》《거짓말쟁이》《네가 아니었다면》을 발표했다.

 

1991년 제1회 청년심산문학상, 2005년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기대되는 작가다.

 

<영영이별 영이별>은 단종 비 정순왕후의 이야기다. 정순왕후 송씨(定順王后 宋氏, 1440~ 1521) 는 단종(端宗)의 정비이다. 시호는 의덕단량제경정순왕후(懿德端良齊敬定順王后)이다. 여량부원군 송현수(礪良府院君 宋玹壽)의 딸로, 전라북도 출신으로 본관은 여산(礪山)이다.

 

김종서의 사후 1454년에 간택령에 따라 왕비교서를 받고, 즉위하였다. 성품이 공손하고 검소해 가히 종묘를 영구히 보존할 수 있는 인물이라 하여 간택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고모가 영응대군의 부인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다. 열다섯의 나이로 한살 연하였던 단종과 혼인하여 왕비에 책봉되었다. 단종이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일임하고 상왕이 되자 왕대비가 되어 의덕(懿德)의 존호를 받았다. 그러나 1457년, 성삼문, 박팽년 등 사육신이 추진하던 단종 복위 운동이 발각되자 상왕 단종은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봉되어 영월로 유배되었고, 의덕왕대비는 군부인이 되어 궁에서 쫓겨났다.

 

친정마저 풍비박산 난 상태였던 그녀는 동대문 밖 숭인동 청룡사 근처에 초암을 짓고 시녀들과 함께 살았다. 송씨는 시녀들이 동냥해온 것으로 끼니를 잇고 염색업을 하며 어렵게 살았는데, 이를 안 세조가 집과 식량 등을 내렸으나 끝내 받지 않았다. 한편, 그녀를 가엾게 여긴 동네 아녀자들이 조정의 눈을 피해 그녀의 집으로 먹을 것을 건네주고자 시장을 조직하는 일도 있었다.

 

청계천에 있는 영도교(永渡橋)는 귀양 가는 단종과 정순왕후가 마지막으로 헤어진 곳으로 전해지는데, 결국 두 사람은 이승에서는 만날 수 없었다. 단종이 끝내 유배지인 영월에서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부군의 죽음을 전해들은 송 씨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큰 바위를 올라 영월을 향해 통곡을 하며 단종의 명복을 빌었다. 한때 신숙주가 그녀를 자신의 종으로 달라고 했다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후 세조는 그녀를 노비이지만 ‘신분은 노비이지만 노비로서 사역할 수 없게 하라’는 명을 내려 아무도 범하지 못하도록 정업원(淨業院)으로 보냈는데 정업원은 부군을 잃은 후궁들이 출궁하여 여생을 보냈던 곳이다. 후일, 영조가 친히 동망봉(東望峰)이라는 글씨를 써서 바위에 새기게 하였다. 일제 강점기 때 동망봉 근처 지역이 채석장으로 쓰였으며 그 바위는 깨어져 나가 버렸다. 현재, 서울 종로구 낙산 근처인 이곳 동망봉 남쪽에는, 동망정이라는 이름의 정자가 들어서 있다.

 

단종과 그녀의 복위로 종묘에 배향되면서 능호를 사릉(思陵)이라 했는데 이는 억울하게 살해된 남편을 사모(思慕)한다는 뜻에서 지은 것이다.

 

그녀의 묘소 뒤편에 심은 나무들이 단종의 능인 장릉 쪽을 향해 고개 숙여 자란다는 전설이 한 때 전해졌다. 무속의 신의 한 명으로 숭배됐는데, 무속에서는 그녀를 송 씨 부인 신이라 부른다.

 

중종 때부터 복위가 거론되다가 송시열, 김수항의 거듭된 건의로 1698년(숙종 24년)에 단종과 함께 복위되어 왕후로 추봉되었다.

 

무대는 배경에 영상을 영월 청령포의 영상과 자연의 변화를 투사하고, 무대 전면에 낭독자의 자리가 마련되고, 그 오른쪽에 해금과 기타 연주자의 연주석도 마련했다. 천둥과 벼락의 음향과 어린 임금 단종과 그 외 등장인물의 음성을 녹음해 극적효과를 높인다.

 

국민배우 박정자가 백색의 한복을 입고 착석해 <영영이별 영이별>을 낭독한다. 이자연의 해금과 이정엽의 기타 연주가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낭독콘서트답게 낭독은 청령포 주변 동강의 물결처럼 잔잔한 흐름을 보이다가, 차츰 바람이 불고, 그 바람이 거세지면서 폭풍우가 몰아치고, 동강의 물결이 격랑으로 바뀌듯, 낭독자의 감정변화에 따라 관객은 동강을 건너는 일엽편주에 몸을 싣고, 파고와 격랑에 몸과 마음을 요동시키며, 마치 실제 단종 비 송 씨가 환생해 자신의 비운의 일대기를 펼쳐 보이는 듯한, 명배우 박정자의 생생한 낭독콘서트를 감상하게 된다.

 

프로듀서 서정림, 영상 이지송, 음향 지미 세르, 조명 김철희, 영상감독 신규빈, 분장 백지영, 음향오퍼 최은솔, 기획·진행 장성은·장지연, 홍보·마케팅 임현희·황민지, 등 작업자의 열정과 노력이 일치되어,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김별아 작, 전옥란 각색, 최치림 연출, 박정자의 낭독콘서트 <영영이별 영이별>을 기억에 길이 남을 낭독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8월 29일 박정기(朴精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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