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고전극장 공연평/ 박정기

산울림 고전극장 공연평

 

1, 산울림 고전극장 공상집단 뚱딴지의 아이소포스 작 황이선 각색 연출의 이솝 우화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상집단 뚱딴지의 아이소포스(Aisopos) 작, 황이선 각색 연출의 <이솝 우화(寓話)>를 관극했다.

아이소포스(고대 그리스어:Αἴσωπος, 현대 그리스어:Αίσωπος에소포스) 혹은 이솝(Aesop)은 기원전 약 6세기에 살았던 고대 그리스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이름을 따서 모아놓은 <이솝 우화(寓話)>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와 반면에 아이소포스의 생애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승에 의하면 그가 노예 신분에서 풀려났으며 델포이 인들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그의 출신지로는 트라키아, 프리기아, 에티오피아, 사모스 섬, 아테네, 사르디스 등이 거론된다. ‘아이소포스’라는 이름이 ‘에티오피아인’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단어에서 나온 것을 볼 때 그가 아프리카인이었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아이소포스가 델포이인들의 손에 살해되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후세의 작가들은 아이소포스가 왜 이렇게 횡사했는지 여러 가지 추측을 했는데 그의 모욕적인 풍자 때문이라고도 하였고 크로이소스가 델포이에 배달하라며 맡긴 돈을 횡령해서, 또는 은잔에 대해 신성 모독을 해서 그랬다고도 하였다. 그 후 돈 전염병이 아이소포스를 살해한 벌이라고 하자 델포이 인들은 대가로 보상금을 지불할 용의를 밝혔다. 아이소포스 대신 보상금을 받을 만한 더 가까운 친척이나 친지가 없어 전 주인의 손자인 이아드몬이 보상금을 받았다.

<이솝 우화(寓話)>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짧은 내용이 대부분이며, 인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도 꽤 많다. 우화가 대체로 그렇듯이 읽고 나면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실제로 출간된 이솝 우화에는 거의 다 우화의 끝에 편집자들이 덧붙인 해당 우화(寓話)의 교훈에 대해 설명하는 코멘트가 달려 있다. 다만 알아둘 것은, 이솝 우화에서 의도하는 교훈은 단지 착하고 바르게 살 거라는 식의 도덕적인 교훈에 국한되지 않으며, 도덕적인 덕목과는 별로 관련이 없고 오히려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처세술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은 편이다.

한편, 이솝이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 사람인지 잘 모르고, 국적 없는 동물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접한 아이들은 훗날 그의 이야기에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나오는 것에 충격을 받는 경우도 있다.

황이선은 원래 사회복지사였다. 일반 회사에도 있었고, 정신병원에서도 근무하다가 스물다섯 나이에 서울예대 극작과에 들어갔다. 공산집단 뚱딴지에 들어가 문삼화 연출가의 조연출을 하다가 극작과 연출을 하면서 기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팩토리 왈츠> <바람이 들려준 이야기>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비잔틴 레스토랑> <러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 <봄은 한철이다> <리어> <모든 건 타이밍II> <프로메테우스> <후산부 동구씨> <환영> <대한민국사람>를 집필 또는 연출한 건강한 미녀 연출가 겸 작가다. 황이선 연출의 <환영>은 2017년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과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대는 백색의 나무형태의 조형물 두 그루를 세워놓았다. 그 양쪽에 북을 고정시키고 출연자들이 가야금, 소라 고동 나팔, 소형기타, 놋그릇을 비벼 소리를 내고, 세 개의 길이가 다른 철제 관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등 절묘한 화음과 여기에 파도소리, 모기소리, 늑대울음 등의 음향효과가 어우러져 극적효과를 상승시킨다.

<이솝 우화(寓話)>는 70편이 넘는 단편으로 이어졌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10여 편의 단편을 각색해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여배우 들이 특징 있는 꼬리를 달고 여우로 출연하고, 남자배우들은 늑대, 어린이가 어린 양(羊)으로 출연한다. 계절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제대로 전개되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주인공인 예쁜 여우가 굶주린 여우 무리 속에 나타난 어린 양(羊)을 따뜻한 마음씨와 모성애로 돌보고 지켜주고, 급작스레 파도에 실려 사라지자, 양을 찾는 고난의 여정이 시작된다. 개구리, 늑대, 모기떼를 만나고 그들에게 양의 행방을 묻고, 높은 산등성을 넘을 때에는 출연자들이 줄줄이 엎드려 산등성이 되어주고, 천신만고 끝에 어린 양을 찾은 예쁜 여우의 희열은 아마 기원전 6세기의 태어난 작가 이솝이 관극을 했다면 무릎을 치며 감탄을 했을 공연이다. 대단원에서 이 아름다운 여우와 어린 양(羊)은 하늘의 오리온이라는 별자리로 전 세계 사람의 가슴과 뇌리에 기억된다.

강두현, 김은정, 노준영, 반인환, 슬리배, 이인석, 이준희, 이지혜, 이현주 등 출연자 전원의 혼신을 다한 열연과 연주, 그리고 성격창출은 비록 그리스가 배경이지만, 코리아의 전래동화처럼 각색 연출되어, 아름답기 그지없는 한편의 총체적 우화(寓話) 연극으로 탄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음악감독 소경진, 조명디자인 김용호, 의상디자인 더블스토리(홍정희 이원영), 컨셉촬영 전진아, 오퍼레이터 박지은 등 스텝 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창출해, 공상집단 뚱딴지의 아이소포스(Aisopos) 작, 황이선 각색 연출의 <이솝 우화(寓話)>를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한편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2월 6일

2, 산울림 고전극장 극단 작은신화의 김정민 각색 연출의 카논 안티고네

산울림소극장에서 극단 작은신화의 김정민 각색 연출의 <카논 안티고네>를 관극했다.

<안티고네>(그리스어: Ἀντιγόνη)는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가 소포클레스가 기원전 441년에 만든 비극이다. 테바이의 왕 크레온과 어린 소녀 안티고네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안티고네는 테베의 오이디푸스 왕의 딸이다.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프랑스의 극작가 장 아누이에 의해 새로 변형되어 공연되었다.

카논(canon)은 원작의 모방이라는 뜻이다. <카논 안티고네>는 안티고네의 주제를 따르되 변형을 시킨 작품이기에 그런 제목을 붙인 듯싶다.

김정민은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를 카논(canon)이라는 형식을 빌려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안티고네는 왕(크레온)에게 도전한다. 희곡에서는 국가와 국민, 남자와 여자, 윗세대와 아랫세대의 갈등이 주제가 된다. 그리스 사회와 현대 사회의 공통점,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제도나 법규가 우리 일상에서 발견되는 평범하고 소소한 규칙 등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으로 <카논 안티고네>라고 제목을 바꾸어 각색 연출을 한 미모의 여성연출가다.

무대는 연극연습실로 설정된다. 배경 가까이 탁자와 의자를 여러 개 마련해 놓고 장면변화마다 탁자와 의자를 출연자들이 이동 배치시키며 낭독공연을 하듯 연극연습장면이 시작되고 펼쳐진다. 연출이 중앙에 자리해 원작의 역사적인 배경과 인물소개 그리고 작품분석에 따른 성격설정을 한다. 물론 출연진 각자의 의견수렴을 한다. 대부분 1인 1역이지만 1인 3역의 경우에 필요한 성격변화와 연기력 창출과 관련된 연출변이 이어지고, 출연자 개개인의 성품과 연령 그리고 대학 학번이 휴식시간이라든가 연습전후에 소개가 된다. 독회가 끝나고 동작으로 들어가면서 무대에 동 선을 긋는 작업도 소개가 되고, 출연자 각자의 의상과 모자가 배분되는 등 연습일정동안 관객은 실제 연극인들의 연습장면에 참관하는 느낌으로 관극을 하게 되고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대단원에서 검은 색 사각의 입체 조형물을 계단처럼 쌓아올린 무대에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마지막 장면과 예언자의 해설을 끝으로 관객은 우레와 같은 갈채로 출연진에게 칭찬과 격려의 의사를 표한다.

김문식, 오현우, 한자영, 장영철, 박소아, 권호조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성격창출은 관객을 극 속에 시종일관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 서정인, 조명 박유진, 음악 이승호, 조연출 까메오 조윤수, 조명오퍼 손성현, 음향오퍼 박유진 등 스텝 진의 노력과 기량이 드러나, 산울림 고전극장 극단 작은신화의 소포클레스 원작, 김정민 각색 연출의 <카논 안티고네>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2월 22일 박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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