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협회]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서울연극인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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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쇠퇴시키는 비정상적인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연극인의 입장

 

 

서울연극인은 연극계와 소통하지 않고 무시와 외면으로 일관하면서 과거로 역행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일방적이고 반 예술적인 정책과 인사를 자행하는 일련의 상황을 대단히 심각한 위기로 인식한다. 우리 서울연극인은 시대정신과 연극정신에 반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일방적 행보에 끊임없이 저항해 나아갈 것임을 밝히며 다음과 같이 서울연극인의 입장을 표명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업무를 시작한지 일 년여의 시간이 지났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취임사에서 “현장과의 끊임없는 소통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만든 정책이 현장과 괴리된다면 국민들의 불편만을 초래할 뿐입니다.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의 가치와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정책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소통’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취임 일성을 높였다. 당연히 연극계는 취임사에 따른 현장과의 진정한 소통을 기대하였다. 하지만 그 기대와 정반대로 찬물을 끼얹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논공행상에 의한 낙하산식 일부 문화예술계 인사로 시작하여 정치권에서나 벌어지던 찍어내기 인사를 감행하더니 급기야 근자에 이르러 이제 고작 임기를 6개월 마친 타기관의 인사를 빼내어 때우는 돌려막기 인사까지 차마 예술가로서는 물론 보통의 상식을 가진 일반인들로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인사 참사가 벌어지고 있다.

 

더욱 통탄스러운 것은 서울연극인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일련의 비정상적인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심각히 우려의 입장을 표명하고 시정을 요구하였건만 돌아온 것은 현장과의 소통을 철저히 외면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작금의 국립극단 예술감독 임명과정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정관까지 변경하며, 국가의 하나뿐인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비상근으로 근무해도 되는 자리로 전락시켜버렸다. 이러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몰상식한 행정은 시정잡배가 취하는 사적이익과 다를 바 없으며, 공공기관과 소수의 엘리트가 결탁하여 공공의 이익을 빙자하여 갈취하는 그야말로 우리사회를 우롱하는 아주 중한 범죄행위일 것이다.

 

 

새 정부 출범이후 문화융성을 그토록 외치고 있건만 문화체육관광부의 기본 상식도 없는 행정에 오히려 문화는 쇠퇴할 것임을 우리 연극인은 단언한다.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주장하던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비정상적인 인사를 자행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자를 당장 사퇴시키고 지금에라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행정을 정상화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서울연극인들은 예술가로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분명히 하지 않을 경우,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계 전반에 자행할 소통 없는 일방적인 행정으로 인해 우리 연극인은 물론 국민이 받는 불이익이 불을 보듯 자명하다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더욱이 시도 때도 없이 무원칙으로 변하는 정부 정책에 연극인이 도구화되는 것을 이제는 더 이상 지켜볼 수도 없다. 일제강점기 만들어진 공연법을 반세기 동안 휘두르며 공연금지와 폐관을 위협하던 정부 정책에 맞서던 연극인들과 소극장들은 아직도 꿋꿋하고 묵묵히 연극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지난 시절 연극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무릅쓰고 이전했던 명동의 중앙국립극장이 우여곡절 끝에 34년 만에 명동예술극장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 이에 잘못된 문화행정이 얼마나 크게 우리의 문화를 말살시켰는지 우리 서울연극인은 생생하게, 그리고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우리 연극계는 국립극단이 설립되면서부터 지금까지 정상적인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예술의 가치와 국민의 문화향유와는 거리가 먼 행정편의적인 소통 없는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정책에 연극계는 언제나 외면당해야만 했으며, 그 결과 아직까지도 국립극단은 표류하고 있다.

 

이제는 부디 불행했던 역사와 함께 연극과 관련한 기나긴 방황을 끝내기를 바란다. 지난 100여년 한국연극을 일궈온 많은 서울연극인들은 이 같은 현재의 사태를 이제는 더 이상 방관하지 않을 것임을 표명한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시대의 애환을 달래고 미래의 희망을 꿈꾸며 시대적 소명을 다하는 연극으로 다시 서기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그리고 만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금까지 보였던 태도로 일관하면서 이에 대한 답변을 회피할 시에는 전 연극인이 함께 행동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1. 국립극단 예술감독 임명 및 운영을 원점에서 재고하라.

 

1. 일방적이고 소통 없는 행정편의적인 연극정책 시행을 즉각 중지하라.

 

1. 모든 연극관련 정책을 투명한 공론의 장을 거쳐 시행하라.

 

1. 연극 관련 정책 입안 과정에 현장연극인의 참여를 보장하라.

 

1. 예술관련 기관의 인사제도 개선책을 마련하라.

 

1. 예술관련 공공재단법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라.

 

1. 절차를 가지고 연극계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라.

 

1. 이를 위해 정부와 연극관련 예술기관, 그리고 현장 연극인과 시민들이 함께 공개적으로 연극정책을 논의할 기구를 구성할 것을 요구한다.

 

 

2014. 2. 12.

 

 

서울연극협회 정책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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