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3단로봇/ 서울연극인대상 전문평가단

<병신3단로봇> 서울연극인대상 전문평가단 총평

 

공연일시: 2013.05.03-05.19.
공연장소: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
작/연출: 정철범
극단: 극발전소 301

 

 

 

 

 

” 답답한 세상을 살아가기에 너무 힘이 벅찬 공상철. 죽기로 결심하고 한강에 투신하려는데, 변신 3단 로봇을 파는 노점 할아버지를 만난다. 아들에게 마지막 선물로 로봇을 선물해 주고 싶은 공상철은 가격이 비싸 망설이는데, 고급 승용차에서 내린 비서가 로봇을 싹슬이 해가려 한다. 로봇 한개를 훔치려던 공상철은 격렬한 싸움 끝에 1단 변신을 해 버린다. 자신을 정리해고하고 비서를 이용해 로봇을 사가려던 사장은 공상철의 아들을 납치하고 10억원을 가져 오라고 한다. 그리고 1단 변신으로는 자신을 이길 수 없으니 3단 변신을 다 이루고 오라 한다. 이제부터 공상철은 3단 변신을 이루기 위해 카드요정과 상사, 자신을 더난 아내를 찾아 나선다.

1. 연극은 어디까지가 연극일까?
아주 기본적으로 연극의 무대는 마법 상자라고 한다. 비가 온다! 라고 하고 배우가 비를 피해 뛰어가면 비오는 거리가 되고, 음~!!!꽃향기!!!하며 털썩 주저 앉으면 꽃밭이 된다. 연극 병신 3단 로봇은 관객에게 “상상하라! 그러면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강요한다. 그리고, 어느새 관객은 그것을 진짜로 믿게 된다. 연극적인 효과를 잘 이용한 연극이라 하고 싶은 부분이다.

2.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독백.
공상철은 고뇌한다. 아내가 집을 나갔을 때, 자신이 죽음을 결심했을 때. 이 때 공상철의 대사는 지극히 관념적이고 철학적이며 교육적이기 까지 하다. 무대위에 조명이 바뀌며 1단에서 2단으로 2단에서 3단으로 변신을 하는 순간에도 공상철은 끊임없이 고뇌한다. 연극의 기본 말하기는 대화이다. 공상철의 이 독백에 대화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런 말하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떨어져 바라보기가 가능하게 한다. 연극과 나를 분리시켜 바라 보게 해 주는 장치로서 사용 하였다면 정말 잘 사용한 것이라고 하고 싶다.

3. 당신은 변신하고 싶을 때가 없는가?
나는 아주 자주 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현실에 치일 때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고 싶다. 그런 환상을 아주 잠깐이나마 꿈 꿀 수 있게 해 준 연극이 바로 병신 3단 로봇이다. 변신한 공상철은 물론, 고난을 겪긴 하지만 승리한다. 주인공은 항상 어려움을 딛고 승리한다. 지금 나에게 처한 이 상황이 주인공이 겪어애 할 어려움이라면,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곡 승리하리라 용기를 가져 본다.

4. 안타까운 정리.
본인들의 말대로 연극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SF 활극’이다. 물론, 많이 펼쳐 놓지 않았지만, 관객의 상상으로 무대는 그 어던 SF영화 보다 흥미진진한데, 극이 끝나갈수록 주섬주섬 정리하기 시작한다. 아! 이런 정리도 관객에게 맡겨 주었더라면 얼마나 멋지게 마무리 했을 것인가. 작가 겸 연출가인 정범철은 관객을 믿지 않는가 보다. 이 부분은 너무 아쉬웠다.” – 박지연

 

 

“무대가 촌스러워도 배우가 살아있다면… 객석이 웃음으로 들썩거려도 의도가 진지하다면… 진짜 관객들은 다시 극장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현실적인 주제에서 출발했다는 점과 웃음이라는 코드로 무장한 이 연극은 일반 관객들이 전혀 무리 없이 즐기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대를 채우는 방식과 배우들의 열연은 관객들에게 연극적 에너지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리라 짐작된다. 다소 산만하고 거친 무대와 연기에서 정제미가 살짝 아쉽지만 도리어 이 점에서 더 발전 가능성 있는 기대되는 단체라 여겨진다. ”  – 이유라

 

 

“병신 3단 로봇은, 변신하고 싶었으나 병신이 된 로봇처럼 연극적 상상과 발상, 아이디어는 신선했으나 그걸로 끝인 것과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상상과 발상, 아이디어를 얼마만큼 세련 되게 표현해 내고 꺼내어 내느냐에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프로의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아마추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단 대본상의 극적 구성은 너무나 허술하고 스토리 또한 상투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알맹이는 빈약한데 겉치레에만 신경 쓴 느낌이라고나 할까. 주제와 메시지는 너무도 고리타분하고 그것을 관객에게 전하는 방법 또한 프로답지 못하다. 액션 장면은 그럴싸해 보이나 무대에서 관객에게 돈을 받고 보여주기엔 어중간하다. 관객의 상상력을 유도하는 빈 공간과 무대 장치들은 잠깐의 기발함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후반부에선 도리어 드라마를 방해하는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아이디어와 발상, 그것을 드러나게 해주는 장치들은 결국 말 그대로 쓰여지는 장치일 뿐 그 자체가 주가 될 수는 없다. 이 작품은 얘기를 포장해주는 장치들은 그럴싸하나 정작 포장 안에 있어야 할 얘기들이 빈약하다. 다만 연극이 주는, 연극에서 맛볼 수 있는 배우들의 열정과 때로 아마추어리즘에서 느끼는 순수한 맛들이 관객들에게 전해진다는 것에는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분명 달라야 함을 잊어선 안 될 듯싶다.” – 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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