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그늘아래에서 벌어지는 한 가문의 몰락사/ 서울연극인대상 평가단(전문가, 시민)

<벚나무 그늘아래에서 벌어지는 한 가문의 몰락사> 서울연극인대상 평가단 총평

 

공연일시: 2013.06.20. ~ 06.30.
공연장소: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원작: 안톤 체홉
연출: 김승철
극단: 창작공동체 아르케 

 

***전문 평가단 총평

오랜만에 체홉극을 보면서 두시간이 조금 넘는 공연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으며 피아노 라이브 연주는 극의 몰입과 전체적인 작품과도 매우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훌륭한 공연을 만들어 냈습니다. 벚꽃동산에서 인생의 순환과 진보를 체홉과 차이크프스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과 함께 연출의 의도가 선명하게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고른 연령대와 더불어 열정과 노력이 훌륭하게 빛을 발하였습니다. 고전명작의 현대화는 꼭 필요하고 또한 명작의 훼손없이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작업이지만 앞으로 이런 시도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공연을 위해 애쓰신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 서미영

 

체홉의 희곡을 음악과 함께 잘어울어져 담담히 그려나가는 힘이 돋보엿습니다. 딱히 화려하진 않아도 원작에 뿌리를 성실히 밟아 나가는 배우들과 스텝들의 땀의 흔적이 곳곳에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부제에 몰락사를 붙였듯, 좀 더 신선함과 새로운 시도, 진한 여운을 기대하기엔, 전체적으로 안정적으로 이끌어 갔던 것 같습니다.

– 윤상호

 

 

***시민 평가단 총평

아마도 이 작품은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들이 관람의 포인트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많은 공연팀들이 벚꽃동산을 무대위에 올리면서 제목을 바꾸고 음악을 덧칠한 형식은 처음인 것같다. 하지만 음악을 잘 모르는 관객에게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소나타가 그냥 배경음악 정도로 이해가 될 거라고 본다. 체홉과 차이코프스키의 고급스럽고 전통적인 조화를 의도한 듯한데 사실 좀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음악을 넣은 만큼 공연에 대한 가지치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극을 나누어 휴식시간을 주었더라면… 어쨌든 배려없는 작업자의 의욕이 전해지는 느낌이다. 연륜있는 배우들이 간간히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몇몇 배우들은 소화하기에 버겨운 역할을 맡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110분을 기대하고 공연장을 찾았는데 2시간 20분 다시말해서 140분을 잡혀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좀 너무 하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 김승원

 

체홉의 <벚꽃동산>에 대한 ‘재구성’이라고 되어 있지만, 상당 부분 원작에 충실합니다. 재구성의 측면에서 중요한 변화는 시작과 끝에 피아니스트가 등장하고 퇴장하고, 공연 내내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소나타 등에 대한 피아노 연주가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로 인해서 전체 연극 공연은 그 술 취한 모습의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연주를 하면서 가지는 환상처럼 느껴진다는 흥미로운 효과를 자아냅니다. 그 피아니스트가 처음에 가구를 덮었던 흰 천을 걷어내고 마지막에 다시 흰 천을 덮는데, 흰 천 밑에 가구뿐만 아니라 배우까지 있으므로 해서 <벚꽃동산> 속 사람들의 삶은 내버려진 가구 같은 느낌을 낳습니다. 그 점에서 흥미로운 연출적 효과들이 존재합니다.

<벚꽃동산>에서 피르스가 잊혀진 채 홀로 무대에 남겨지는 마지막 장면은 원작에서 특별히 중요하고 감명 깊은 장면인데, 이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가 무대 위에 계속 남아 있음으로 해서 피르스가 무대에 홀로 남지 않아서 그 효과가 반감된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라네프스카야 역 조은경은 철없는 귀족 중년 여인 모습을 상당히 잘 연기했지만, 아냐 역 박시내는 자신의 대사가 입에 아직 익지 않아 있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 등 배우들의 연기에는 편차가 많이 있었습니다.

– 선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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