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의 아동극선/ 박정기

박정기의 공연산책 2014년 2월의 아동극선

 

 

1, 극단 하땅세의 윤조병 작, 윤시중 연출의 <붓 바람>

 

정보소극장에서 극단 하땅세의 윤조병 작, 윤시중 연출의 <붓바람>을 관람했다.

 

<붓 바람>은 아동극이다. 동생을 갖고 싶은 어린이가 엄마 아빠에게 동생을 낳아달라고 조르지만, 엄마는 형편도 어려운데 아기가 또 있으면 안 된다고 거절을 한다. 어린이는 그럴수록 더 동생을 원한다.

 

어느 날 이 어린이의 가족은 할머니가 계시는 산골마을로 갈 일이 생긴다.

할머니는 이 어린이를 반겨 맞이한다. 할머니 집의 개도 어린이를 반가워 한다. 어린이는 할머니에게 동생이 갖고 싶다는 말을 한다. 할머니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동생이 생기게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암자로 가서 동자상(童子像)의 코를 간질여 기침을 하도록 해서, 그때 코에서 나오는 부스러기를 집에 가져가면 아기가 생긴다는 내용이다.

 

어린이와 할머니 집의 개는 깊은 산속 전설의 암자를 찾아간다. 물론 그곳에 가기까지에는 험산준령을 넘어야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도착을 한다고 해도,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는 금기요소가 존재한다. 그중 강력한 괴물은 거대한 호랑이다. 암자에 도착한 어린이와 개는 신의 도움과 혼신의 힘으로 거대한 호랑이를 물리친다. 어린이는 새의 깃털로 동자상의 코를 간질여 재채기를 하도록 만들고, 황금빛 부스러기를 얻는다. 그 부스러기를 포대기에 잘 싸서 집으로 가져오니, 엄마는 아기를 배게 되고, 출산일이 다가와 아기가 태어나는데, 세쌍둥이다. 한꺼번에 동생 세 명을 얻게 된 어린이가 기뻐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연극은 도입에 전자건반악기를 연주하는 여성 연주자가 등장해, 어린이들에게 <콧구멍 간질이기>라는 노래를 가르친다. 연극이 시작되면 무대중앙에 커다란 세 폭 자리 가리개를 세워놓고, 커다란 백지 전지를 폭마다 두 세장 겹쳐 붙여놓았다. 출연자들이 백지에 붓과 롤러로 그림을 그리고, 뜯어내어 다시 다른 그림을 그리면서, 엄마, 아빠, 할머니, 개, 그리고 마을사람 역과 거대한 호랑이 탈을 쓰고 등장하는 등 1인 2역 내지 3역을 번갈아 가며 한다. 그림 속에서 자전거가 움직이고, 자전거는 산언덕을 넘다가 잘 안 되면 후퇴해서 다시 힘껏 언덕을 넘어가기도 한다. 연극을 보는 어린이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장면이 바뀌면서 암전이 되면, 어린이들이 모두 발을 구르며 빨리 연극을 계속하라는 듯 발 구르는 소리가 높아진다. 물론 괴물 호랑이가 등장을 하면 비명도 지르지만, 어린이와 개가 호랑이와 대결을 할 때는 자신들의 싸움인양 응원소리가 극장이 떠나갈 듯 요란하다.

 

극단 하땅세의 윤조병 작, 윤시중 연출의 <붓 바람>은 모처럼 대하는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기호에 맞는, 어린이에게 적절한 연극이라 평하겠다.

 

2,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의 고정욱 원작, 배은주 대본, 양기준 음악, 최병규 안무, 이영철 연출의 뮤지컬 <안내견 탄실이>

 

대학로아트센터K 세모극장에서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의 고정욱 원작, 배은주 대본, 양기준 음악, 최병규 안무, 이영철 연출의 뮤지컬 <안내견 탄실이>를 관람했다.

 

고정욱은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문학 박사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1급 지체 장애로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지만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최근에는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발표하고 있다. 대표 작품으로는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일기》 《가방 들어 주는 아이》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등이 있다.

 

고정욱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과 이달의 나눔인 상을 수상했다. 현재 삼애복지포럼 총무, 새날도서관 관장, 국제장애인연맹 이사다.

 

뮤지컬 <안내견 탄실이>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 탄실이>의 이야기다.

 

무대는 배경막 가까이에 건물의 벽면을 장치로 세우고, 문을 만들어 출연자들의 등퇴장 로로 설정을 하고, 장치 너머 천정가까이에 흰 천을 스크린처럼 펼쳐 달아놓았다. 공연이 시작되면 고정욱 작가의 동화내용이 스크린에 그림으로 소개가 되면서 세 마리의 안내견이 있는 안내견 훈련소에 탄실이가 등장을 한다.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탄실이를 반기지만, 검둥이 한 마리는 반기는 기색이 없다. 탄실이와 검둥이를 친하게 하려고 두 안내견이 애를 쓰지만 검둥이의 퉁명스러운 성격을 어쩌지는 못한다. 훈련사가 안내견을 교육시키는 과정이 소개가 되고, 퉁명스러운 검둥이도 탄실이의 따뜻한 마음씨 때문에 가까워진다. 출연자들은 안내견의 탈을 쓰고 출연을 한다.

 

<안내견 탄실이>는 예나라고 하는 소녀의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예나라는 소녀는 장차 화가가 되려는 꿈을 갖고 있고, 그림도 잘 그려, 급우와 미술전에 출품할 그림을 그린다. 그런 예나에게 급작스레 실명의 위기가 찾아온다. 녹내장이라고 하는 눈병을 앓게 된 것이다. 그림을 그려 같은 반 동료여학생에게 그림을 맡기지만, 예나의 시력은 회복되지 않고, 실명단계에 이른다.

 

<안내견 탄실이>가 예나의 집으로 보내져 예나의 눈 노릇을 하게 된다. 물론 훈련사도 동행을 한다. 그러나 안내견을 대동하고 식당에 들어가려는 예나일행은 식당 주인에게 거부를 당한다. 안내견이라 설명을 해도, 식당 주는 개털 때문에 손님이 싫어한다고, 거듭 식당출입을 거절한다.

 

예나는 급우들의 놀림감이 되는 게 싫어 학교가기를 꺼린다. 학교에 가기를 싫어하는 예나에게 어머니의 설득과 <안내견 탄실이>에 대한 신뢰감으로 결국 예나는 학교로 가게 된다.

 

소년소녀 미술대전이 시작되면서 급우 송이는 예나가 맡긴 그림을 전시회에 출품한다. 물론 송이의 그림도 함께. 학교에 도착해 급우들과 만나면서 예나는 송이의 미술전수상소식을 접하게 된다. 예나는 자신이 맡긴 그림으로 송이가 수상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로, 화를 내며 교실 밖으로 뛰어나가다가 신축 공사장 웅덩이에 빠져버린다. 급우들과 탄실이는 예나를 찾아 동분서주하지만, 웅덩이 속에 빠진 예나를 찾지 못한다. 그 때 나타난 유기견 판매업자인 개장수에게 탄실이가 붙들려 끌려간다. 탄실이는 개장수 집 개 우리에 갇히게 된다.

 

한편 예나는 웅덩이에서 구조되지만, 탄실이를 잃어버린 것 때문에 몹시 실망한다. 그리고 송이가 예나의 그림과 송이의 그림을 미술전에 함께 출품해 둘이 다 수상을 하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한편 끌려간 탄실이는 천신만고 끝에 개장수 집에서 탈출한다. 그리고 상처투성이로 탄실의 집으로 돌아와 탄실이와 가족들로부터 환영과 보호를 받는다.

 

대단원에서 탄실이를 앞세운 예나는 미술전 시상식에 가게 되고. 송이가 금상, 예나가 대상을 수상하는 장면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예나와 급우들의 포옹과 기뻐하는 안내견 탄실이의 모습, 그리고 관람하는 어린이들의 갈채 속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제작, 고정욱 원작, 배은주 대본, 양기준 음악, 최병규 안무, 이영철 연출의 뮤지컬 <안내견 탄실이>는, 출연자들의 호연과 열창 그리고 율동으로, 관람하는 어린이들을 열광시키고 또한 감동으로 이끌어, 어린이들의 갈채소리에 아트센터K 세모극장이 날아갈 지경이었다.

 

3, 해피 뮤지컬 컴퍼니와 네오 프로덕션 공동제작, 전재민 작 연출의 어린이 추리 뮤지컬 <코파반장의 동화수사대>

 

대학로 내여페 더 스테이지에서 해피 뮤지컬 컴퍼니와 네오 프로덕션 공동제작, 전재민 작 연출의 어린이 추리 뮤지컬 <코파반장의 동화수사대>를 관람했다.

 

미취학 아동과 어머니가 함께 관람하는 어린이 뮤지컬로 공연장에는 어린이와 어린이를 데리고 온 어머니들로 가득하다.

 

무대에는 동화에 나옴직한 조그만 집 한 채가 무대 한 가운데에 있고, 집의 왼쪽 배경 막 가까이에 검은 창살로 가려진 유치장이 있다. 집 오른쪽에는 역시 배경 막 가까이에 흰 상자가 놓여있고, 후에 그 상자에서 크고 넓적한 나뭇잎을 꺼내 사용한다. 의자 몇 개를 들여다 극의 내용전개에 따라 사용하고, 볏짚 단을 들여다 집짓기를 하고, 조립식 건물을 조립해 집을 만들기도 한다. 집짓기를 할 때에는 객석에서 어린이와 어머니를 무대 위로 올라오게 해 함께 집을 지어 갈채를 받는다. 객석 왼쪽 계단으로 출연자가 등장해 어린이에게 공연에 동참할 때와 박수칠 때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소리칠 구호를 어머니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늑대 탈과 개구리탈, 메추리 모자, 그리고 부엉이 탈을 쓴 출연자가 등장을 하고, 멕시코 풍의 모자와 기타를 연주하는 장고라는 인물이 등장해 어린이와 호흡을 맞추고 열창을 하기도 한다.

 

내용은 코파반장 소속 동화수사대에, 늑대소녀가 아기돼지 3형제의 집을 파괴했다는 혐의로 붙잡혀 오고, 늑대소녀의 죄의 유무를 추리해 풀어가는 형식의 뮤지컬이다. 가끔 유치장에 갇혀있던 장고가 유치장을 빠져나와 어린이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거나 이야기를 하며 관심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면서 코파 반장의 수사대를 피해 요리조리 도망하기도 하고, 수사대원인 메추리 소년과 개구리 소녀는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범인 체포를 위해 힘을 쏟는다. 코파 반장은 부엉이 모습인데, 체구도 엄청 크고, 음성도 어른스럽다. 여느 경찰서에서처럼 범인의 지문을 찍는 장면도 나오고, 늑대소녀를 범인으로 몰아가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그렇지 않다는 결과가 나오자, 어린이들의 기뻐하는 박수소리에 극장이 다 들썩들썩할 정도이고, 특별출연한 어머니들의 열연도 배우 못지않아 갈채를 받는다.

 

원래 KBS2-TV 프로그램을 뮤지컬로 제작한 공연이라. 전재민 작가 겸 연출의 기량과 열정이 드러나 보였고, 출연자인 개구리소녀 윤수진, 메추리소년 이동건, 늑대소녀 윤아름, 코파 반장 역과 장고 역 신준호 등 출연자 전원의 열창과 호연이 관객의 갈채를 받아, 해피뮤지컬 컴퍼니와 네오 프로덕션의 어린이 뮤지컬 <코파반장의 동화수사대>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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