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피악의 7시간 공연, 연희단 거리패 굿 연작, 애플씨어터 연작/ 박정기

극단 피악의 7시간 공연, 연희단 거리패 굿 연작, 광진문화재단 애플씨어터 연작

 

박정기

 

극단 피악의 7시간 공연연극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나진환 각색 연출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부, 2부>

1962년 필자는 영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관람한 적이 있다. 리처드 브룩스(Richard Brooks) 감독, 배우로는 리 제이 콥(Lee J. Cobb)이 표도르 카라마조프 역, 율 브리너(Yul Brynner)가 드미트리 까라마조프 역, 마리아 셸(Maria Schell)이 그루셴카 역, 클레어 블룸(Claire Bloom)이 카체리나 역, 앨버트 살미(Albert Salmi)가 스메르차코프 역, 윌리엄 섀트너(William Shatner)가 알로샤 역, 리차드 베이스하트(Richard Basehart)가 이반 카라마조프 역으로 출연해 각자 성격설정과 호연 그리고 열연을 펼쳐, 필자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명화로 손꼽고 있다.

1982년 극단 신협에서 김흥우 예술감독,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자쿠코프 각색, 김자림 번역, 심회만 연출의 공연을 관람했다. 출연배우로는 심양홍, 장기용, 태민영, 고인배, 조경래, 강계순, 김진숙, 송애순, 심회만, 이정수, 김종진 등 이 출연해 역시 호연과 열연으로 성공작이 되었다.

2016년에는 원로예술인 지원공연으로 은평문화회관 숲속극장에서 극단 캔버스의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박경희 재창작, 류근혜 연출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공연이 있었다.

마흥식이 표도르, 윤여성이 드미트리, 홍순창이 조시마 신부, 김호영이 그리고리, 이상우가 경찰, 김나윤이 그루샤, 김미경이 카챠, 이지완이 이반, 윤지원이 알로샤, 박인환이 스메르자코프, 한세미가 페냐, 박정기가 재판장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 그리고 제대로 된 성격창출로 관객을 도입부터 극에 몰입시키고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 성공작이었다.

극단 피악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공연은 전체 7시간의 연극이다. 1부와 2부로 나누어 공연했다. 1부와 2부를 별도로 평한다.

1, 극단 피악의 임경식 예술감독,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나진환 각색 연출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1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극단 피악의 임경식 예술감독,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나진환 각색 연출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1부>를 관극했다.

나진환은 한양대학교, 프랑스 파리 Patricia Jay 연극학교, 국립 파리 8대학교 연극학 학사, 석사, 공연학 박사다. 성결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극단 피악(PIAC)대표 및 상임연출, 한국연극교육학회이사 및 부편집장, 한국연극학회 편집위원, 한국연극교육학회 편집위원, 100연극공동체 상임운영위원, 포항바다국제연극제 집행위원, Laboratoire d’Ethnoscenologie 연구원, 재불극단 Gamyunnul 대표 및 상임연출 을 역임했다.

연출작으로는 <악령> <죄와 벌> <저도 변기 받았어요.> <L’Apaiser I’Ame>, <Je t’aime milena>. <혹은 사람의 꿈>, <독백 한마디>, <발소리>, <변기>, , <추사연경행>, <뭉크의 해피송>, <변기>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1821~1881)는 <가난한 사람들>, <분신> <네또츠까 네즈바노바> <아저씨의 꿈> <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 <상처받은 사람들> <죽음의 집의 기록> <지하로부터의 수기> <죄와 벌> <노름꾼> <백치> <영원한 남편> <악령> <미성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을 발표한 러시아의 천재 소설가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아버지 표도르는 고리대금업으로 돈을 번 졸부지만, 탐욕스럽고 방탕하게 살면서 3명의 아내에게서 4명의 아들을 얻었다. 서자 스메르자코프는 집에서 하인으로 일하면서 아버지와 형제들로부터 받는 서자라는 차별 때문에 아버지 표도르를 증오한다. 또한, 아버지 표도르와 아들 드미트리는 그루솅카를 사이에 두고 사랑싸움을 벌인다. 한편, 드미트리는 동생 이반과 함께 두 여인인 카체리나와 그루솅카 사이에 역시 사랑과 질투의 관계가 형성된다. 어느날, 드미트리는 돈 문제에 쪼들리면서 아버지와 몸싸움까지 하며 다툰다. 그 후 표도르는 누군가에 의해 절구 공이에 맞아 살해된 채 발견된다. 서자 스메르자코프가 진범이었으나 살해되던 날 간질 발작을 일으켰기 때문에 의심을 받지 않게 되니, 결국 장남 드미트리는 살인범으로 체포, 투옥되고 재판을 받게 된다. 차남 이반의 추궁을 받던 스메르자코프는 자신의 범행임을 털어놓지만, 이반이 “신만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라는 말이 자신의 범죄를 부추겼다고 고백하고 자살한다. 그러나 드미트리가 카챠에게 써 보낸 ‘평소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다.’라는 편지내용이 공개되면서, 재판정에서 드미트리는 유죄 판결을 받고 시베리아 유형을 떠나게 된다.

1부에서는 드미트리가 여인 그루솅카를 두고 질투와 금전적 욕구로 아버지 표도르를 살해하겠노라 결심하는 장면에서 끝이 난다.

무대는 문틀 형태에 투명 플라스틱판을 댄 조형물 여러 개를 출연자들이 이동시키며 장면변화에 대처하고, 탁자와 의자, 마치 여왕의 자리처럼 보이는 붉은색의 높은 계단위에 마련된 경대 앞 의자, 배경 막 가까이 중간 높이로 설치된 붉은색 난간이 달린 가로놓인 긴 다리, 천정에서 쏟아져 내리는 수많은 날카로운 기둥형태의 조형물, 머리를 풀어헤친 얼굴형태의 커다란 조형물, 등불, LED 섬광 등불, 부분조명과 전체조명, 블루스 음악과 샹송음악, 출연자의 열창 등이 1부에서 연출된다.

카라마조프가 시베리아에 유형 되었을 당시, 그곳에 부친살해혐의로 유배를 당한 한 퇴역중위를 만나, 그의 행적을 들으며 그가 진범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후,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집필하게 된 동기가 소개되면서 해설자로 도스토예스키를 등장시켜 연극이 펼쳐진다. 원작의 내용을 답습했으나, 연극성, 문학성, 그리고 기독신앙을 부각시켜 마치 종교극적인 내용이 첨가된다.

정동환의 해설과 명연이 1부에서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김태훈과 박윤희의 일생일대의 열연, 지현준, 이기돈, 이다일의 성격설정과 호연, 정수영과 이승비의 미모와 성격창출에 따르는 호연, 김홍택, 이동근, 권윤아, 김 찬, 송진우, 김승은, 한민엽, 김학수, 양훈철, 김동훈, 유수진, 한정우 등의 호연과 장치 이동이 극과 조화를 이루어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임경식, 무대미술 임일진, 조명 신 호, 의상 황연희, 안무 박호빈, 움직임지도 김윤규, 무대감독 이범석, 제작감독 박근수, 기술감독 심형근, 사진 이강물, 조연출 박민아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피악의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나진환 각색 연출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1부>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3월 7일

2,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2부

도스토예프스키는 톨스토이와 더불어 19세기 러시아 문학이 낳은 위대한 작가이다. 그의 마지막 소설인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그의 창작 계획에 비추어 보면 미완으로 남은 작품이지만, 이 작가의 문학적·사상적 삶을 총체적으로 집약하고 결산하는 걸작이다.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이미 제목에서 알 수 있는 대로, 카라마조프 집안사람들이다. 아버지인 표도르와 그의 세 아들, 드미트리, 이반 알료샤, 그리고 사생아인 스메르자코프가 이 집안의 구성원들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다른 장편 소설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범죄 소설적인 구성을 따르고 있다. 즉, 친부 살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탐욕스럽고 방탕한 노인 표도르와 큰아들 드미트리는 그루셴카라는 여인을 두고 질투와 증오 속에서 서로 반목한다. 그러는 중에 표도르가 살해되자, 혐의는 당연히 드미트리에게 간다. 하지만 표도르를 살해한 사람은, 둘째 아들 이반의 정신적 사주를 받은 스메르자코프였다.

스메르자코프가 자살하는 바람에 드미트리의 무죄 입증은 어려움에 처한다. 드미트리는 비록 직접 아버지를 살해하지는 않았지만 카체리나에게 보낸 편지 한 장 때문에 유죄 판결을 받고 시베리아의 유배 길에 오른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부>에서는 아버지가 살해된 다음 큰 아들 드미트리의 유죄입증과정이 펼쳐지고, 둘째 이반과 서자 스메르자코프의 대화에서 아버지를 살해하게 된 동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인간 영혼의 자유와 사랑, 그리고 부활에 대한 희망을 토대로 하는 신앙만이 인류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진정한 힘이라도 믿는다. 알료샤는 이러한 작가의 믿음을 소설 속에서 실천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사실, 알료샤의 성격과 이념적 입장은 이 작품에서 드미트리나 이반에 비해 완전하게 형상화되어 있지는 않다. 그것은 이 작품이 지닌 미완의 성격과 연관된다. 당초 작가는 알료샤를 주인공으로 이 작품을 구상했고, 이 작품은 알료샤의 어린 시절에 일어난 한 사건, 즉 아버지 살해 사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료샤가 대표하는 인간형에서 러시아의 미래에 대한 작가의 희망과 암시적 대안이 펼쳐진다.

<카라마토프의 형제들 2부>에서 드미트리가 겪는 고통과 그의 영혼의 부활은 바로 이러한 도식 속에서 전개되며, 이것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창작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와 연결된다. 그것은 바로 ‘수난을 통한 구원’이라는 주제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다른 어떤 작가보다 깊이 인간 영혼의 신비를 파고 들어간 작가이다. 그는 인간 내면의 온갖 모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묘사하고 진단한 세계는 19세기 러시아이지만, 현재의 우리가 당면한 모순과 혼돈, 종교적 세태와 비교된다.

무대는 문틀 형태에 투명 아크릴판을 댄 조형물 여러 개를 출연자들이 이동시키며 장면변화에 대처하고, 탁자와 의자, 마치 여왕의 자리처럼 보이는 붉은색의 높은 계단위에 마련된 경대 앞 의자, 배경 막 가까이 중간 높이로 설치된 붉은색 난간이 달린 가로놓인 긴 다리, 천정에서 쏟아져 내리는 수많은 날카로운 기둥형태의 조형물, 머리를 풀어헤친 얼굴형태의 커다란 조형물, 등불, LED 섬광 등불, 부분조명과 전체조명, 블루스 음악과 샹송음악, 출연자의 열창 등이 2부에서도 연출된다.

2부에서는 모크로예로 떠난 그루솅카를 찾아간 드미트리가 그루솅카의 첫사랑 남성과 대면하게 되고, 드미트리는 그루솅카를 그 남성에게 양보까지 할 생각이었지만, 그루솅카가 드미트리를 선택함으로써 사랑의 승리를 맛보게 된다. 그러나 드민트리는 부친 표도를 살해혐의로 체포된다.

장면이 바뀌면 이반과 벌거벗은 몸의 스메르자코프와의 대화로 시작된다. 이반이 스메르카코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스메르자코프의 범행을 알게 되고, 그것이 이반 의 신념을 따르던 스메르자코프는 이반의 하수인 역할을 했노라고 자백한다.

법정에서 이반은 드미트리의 무죄를 주장하고, 자신의 하수인 역할을 한 스메르자코프의 범행임을 밝히고, 자신이 죄인이라고 자신을 처형하라고 외친다. 그러자 카체리나가 드미트리가 자신에게 써 보낸 편지를 법정에 보이면서, 부친을 살해하고 부친이 감춰둔 3000루불을 가져다 카체리나에게 갚겠다는 내용을 폭로한다. 결국 드미트리는 유죄로 선고되고, 시베리아 유배형을 받게 된다.

대단원은 드미트리가 감옥으로 면회를 온 카체리나를 용서하고 화해를 한다. 형제들은 드미트리가 그루솅카와 미국으로 도주를 하도록 설득하고 드미트리는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마지막 장면은 도스코예프스키가 의자를 밀며 등장해 자신의 죽음을 예건한 듯 노구를 의자에 묻고 앉아, 관객에게 화해와 용서로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라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정동환의 해설과 명연이 2부에서 펼쳐진다. 김태훈과 박윤희의 일생일대의 열연, 지현준, 이기돈, 이다일의 성격창출과 호연, 정수영과 이승비의 미모와 성격설정에 따르는 호연, 김홍택, 이동근, 권윤아, 김 찬, 송진우, 김승은, 한민엽, 김학수, 양훈철, 김동훈, 유수진, 한정우 등의 호연과 장치 이동이 극과 조화를 이루어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임경식, 무대미술 임일진, 조명 신 호, 의상 황연희, 안무 박호빈, 움직임지도 김윤규, 무대감독 이범석, 제작감독 박근수, 기술감독 심형근, 사진 이강물, 조연출 박민아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피악의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나진환 각색 연출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2부>를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드러나, 세계시장에 내 보여도 좋을 우수 걸작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3월 12일

 

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의 굿 관련 공연 연작 2편 평

1, 연희단거리패의 故 채정례 원형, 이윤택 대본구성 연출의 <씻금>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연희단거리패의 故 채정례 구술지도, 이윤택 대본구성 연출의 <씻금>을 관극했다.

씻김굿은 굿의 목적이나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인다. 상가에서 하는 굿은 ‘곽 머리 씻김굿’, 날을 받아서 하는 굿은 ‘날 바지 씻김굿’, 물에 빠져 죽은 혼을 건지기 위한 굿은 ‘혼 건지기 굿’, 미혼으로 죽은 이를 위한 굿은 ‘저승 혼사 굿’이라고 한다.

씻김굿의 절차는 상황에 따라 약간씩 달라지기도 한다. 수사자(水死者)를 위한 굿에서는 물가에서 혼 건지기 굿을 한 후에 집 안으로 영혼을 모셔와 굿을 하며, 객사한 영혼을 위한 굿에서는 안당 굿을 한 후 골목 어귀에서 혼마지 굿을 해 불러들인 후 본격적으로 굿을 한다. 미혼으로 죽은 영혼을 위해서는 혼마지 굿과 결혼 굿을 한 후 씻김굿을 한다. 한편 어떤 경우 ‘진 굿이 아니다’는 관념적 구분에 의해 조왕 굿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무계에 따라 굿의 절차가 달라지기도 한다. 박병천· 정숙자의 씻김굿과 채정례 무녀의 씻김굿 절차는 약간 다르다. 하지만 어느 경우나 씻김굿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전반부-중반부-종반부 구성이 그것이다. 안당부터 선영 모시기까지의 과정은 산 사람들의 복덕을 축원하는 전반부에 해당하고, 그 뒤부터 길 닦음까지는 망자를 천도하기 위한 중반부이며, 마지막 중천은 굿을 마감하는 종반부다.

전반부는 산 사람들의 복락을 축원하기 위한 굿거리들이다. 처음에는 건물 안에서 굿을 하다가 마당으로 공간이 옮겨진다. 굿 청은 마당에 차일을 치고 삼 면을 포장으로 막아 놓은 임시 천막으로, 그 안에 병풍을 세우고 굿상을 차려 놓는다. 일반적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중반부부터 굿 청에서 하며, 진도에서는 초가망석 이하의 굿을 굿 청에서 연행한다. 조왕 굿은 부엌의 조왕님 전에 부정을 아뢰어 그것을 물리고자 하는 굿이다. 무녀 혼자 앉아 징을 치며 무가를 부른다. 무가내용은 부정을 물리고, 집안의 우환을 제거하고, 가족의 재수를 비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안당은 집의 최고신인 성주 신에게 굿을 하게 된 내력을 아뢰고, 성주 신을 청해 들이는 거리다. 여기서 모셔지는 성주신은 집안의 평안과 부귀를 관장하는 것으로 믿어지는 신격이다. 이외에도 조상·지신·조왕·삼신·철룡 등도 청배되며, 이들 모두 가택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요컨대 안당은 성주를 비롯한 가택 신을 청해 들여 축원하는 거리라고 할 수 있다. 초가망석에서 모셔지는 신격은 조상이다. 그리고 최근에 죽었다고 하여 신망조상이라고 부르는 망자도 청배된다. 영암·목포·광주의 선 부리, 순천·화순 등지의 조상굿이 같은 성격의 굿이다. 손님 굿의 손님은 일반적으로 천연두를 옮긴다는 마마신이라고 비정되며, 대개 객귀 적 속성을 지닌 신격으로 묘사된다. 이 거리에서는 손님노정기를 통해 손님을 청해 해를 끼치지 말고 좋게 해주고 가시라는 축원을 한다. 제석 굿은, 가정의 번창과 자손의 수복(壽福) 및 재수를 관장하는 신격으로 여겨지는 제석 신을 청배해 복덕을 축원하는 거리다. 이 굿에서 무녀가 한복 위에 장삼을 걸치고, 목에 염주를 걸치고, 머리에 고깔을 쓰고 굿을 진행한다. 다른 굿거리들에서는 일반 한복만을 입고 굿을 하다가 이 굿에서 이러한 복색을 갖춰 굿을 연행한다. 제석 굿에서는 서사무가 제석풀이와 집안의 복 및 재물을 축원하는 다양한 무가가 불려진다. 조상굿은 조상에게 복덕을 축원하는 굿거리다. 다른 지역에서는 제석 굿에 첨부되어 있기도 하다. 액풀이는 대개 제석 굿 말미에 복합되어 있지만 독립된 굿거리로 취급하기도 한다.

중반부는 모두 망자와 관련되어 있어 망자 굿이라고도 부르는데, 여기서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달래는 내용의 굿거리들을 연행한다. 다른 지역에는 서사무가인 바리데기가 들어 있는 오구굿이 있지만 진도에서는 전승되지 않는다. 고풀이는 긴 무명베를 일곱 매듭으로 지어, 굿 청의 명두대나 차일 기둥에 맨 다음 그것을 잡고 풀면서 무가를 부르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고는 망자가 이승에서 풀지 못한 원한을 구상화(具象化)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고가 잘 풀려야 망자의 원한이 풀린 것으로 간주되며, 그렇게 되었을 때 망자가 순탄하게 저승길을 갈 수 있다고 여긴다. 씻김은 망자가 저승으로 잘 들어갈 수 있도록 깨끗이 씻기는 정화의례로서 씻김굿의 핵심적인 굿거리다. 그래서 이 거리의 이름이 굿 전체의 이름이 되어 있기도 하다. 씻김은 망자의 육신으로 간주되는 영 돈을 말아서 씻는다. 영 돈은 대개 다음과 같이 만들어진다. 먼저 돗자리를 깐 후 그 위에 망자의 옷을 놓고 돗자리를 둘둘 말아 세 매듭으로 묶는다. 이렇게 말린 돗자리를 세워 넋을 담은 밥그릇을 얹고, 그 위에 누룩을 놓고, 마지막으로 솥뚜껑으로 덮는다. 무녀는 영 돈의 솥뚜껑을 숟가락으로 두드리거나 물로 씻으면서 무가를 부른다. 씻김에서 사용되는 물은 향물, 쑥물, 맑은 물이다. 이 물을 차례로 빗자루에 적셔 위로부터 아래까지 골고루 씻겨 내린다. 무녀는 씻김을 하면서 망자의 천도를 비는 무가를 부른다. 넋 올리기에서 사용되는 넋은 한지를 사람 모양의 형상으로 오려 만든 20cm 정도 크기의 무구이다. 무녀는 이 넋을 망자의 옷가지 위에 놓고 지전(紙錢)이나 신 칼의 꽃술로 들어 올리면서 무가를 가창한다. 이 절차는 망자의 영혼을 굿 청에 모셔서 위로하고 달래기 위한 과정이며, 망자를 이승에서 저승으로 보내는 의미를 담고 있다. 희설은 무녀 혼자 망자 상 앞에 앉아 무가를 부르는 방법으로 연행된다. 내용은 망자가 극락에 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관문을 통과하기를 바라는 축원으로 되어 있다. 이 무가에는 불교적 저승세계가 자세히 묘사되고, 망자의 60갑자에 따라 통과하는 시왕 문이나 불교적 신격 이름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 때문에 문자(文字)가 있는 어려운 무가라고 얘기되며, 큰무당으로 칭송받는 노무들이 주로 가창한다. 요즘 들어서는 잘 연행되지 않는 편이다. 길 닦음은 망자가 가는 저승길을 닦아주는 거리다. 고풀이나 씻김 등을 통해 이승에서의 한이 풀렸으므로 이제 망자의 넋이 극락왕생하도록 길을 닦아 주는 것이다. 길은 안방에서부터 마당으로 길게 펼쳐 놓은 무명베이다. 이 때문에 질 베(길 베)라고도 부른다. 여기서 길 베는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길 또는 다리를 상징한다. 이 길을 지나 망자가 저승에 들어가게 된다고 여긴다. 질 베 양쪽 끝을 가족들이 붙잡고 서면 무녀는 넋을 담은 넋 당석을 질 베 위로 조금씩 움직이면서 길을 닦는다. 망자여의기는 망자의 옷을 들고 축원하는 굿거리다. 길 닦음 뒷부분에 결합되어 연행되는 경우가 많다.

종반부는 대문간이나 골목길 어귀에서 이루어진다. 굿 청에 모여든 여러 신을 배송하는 부분이다. 중천은 잡귀와 잡신들을 잘 달래 풀어먹이는 굿거리다. 굿판에는 정식으로 초대받은 신격 말고도 머물 곳이 없어 떠도는 객귀들이 굿하는 소리를 반겨 듣고 몰려와 있다. 바로 이 객귀들을 잘 풀어 먹여 보내는 배송 굿이 종천이다. 여기서의 잡귀는 대개 비정상적인 죽음 때문에 한을 품은 원혼들로서 정식 신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무속에서는 이런 객귀마저 소홀히 대하지 않는다. 객귀들은 한을 품고 죽은 귀신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마땅히 대접을 해서 보내거나 축귀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무대는 진도 해안가다. 바닷가 바위가 실제처럼 만들어져 파도소리만 들렸다면 제격이라 할 수 있다. 낚시를 하는 남자와 전복을 캐는 여자가 한 폭의 풍경화 같다. 백발의 여인이 그들 주위를 배회하다가 낚시하는 전복 캐는 여자와 함께 낚시하는 남자의 김밥을 얻어 바위 위에 앉아 먹다가 바다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남녀는 사람이 바다에 빠졌노라고 소리를 지른다.

장면이 바뀌면 남녀 악사와 무녀 채 씨가 자리를 잡고, 동네사람들이 물에 빠져 죽은 백발여인의 이름이 순례라고 알린다. 어촌 책임자가 고인의 주소가 목포라서 이곳에서 초상을 치룰 수가 없다고 하니, 원래 이 고장에서 태어난 사람이라 고향에 돌아와 죽은 것이라며, 망자의 원혼을 달래줘야 바다가 잔잔해지고 고기도 잘 잡힌다고 하니, 책임자는 굿판을 벌리도록 내버려둔다.

장구와 징을 치며 굿판이 벌어진다. 무녀 채 씨의 굿 모리 장단과 함께 주문을 외우니, 돌연 바위 위로 죽은 순례의 모습이 나타난다. 순례 여인은 처음에는 굿 구경을 하다가 자신을 위한 굿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비로소 자신이 생존인물이 아님을 알아차린다. 그 때 또 한 명의 여인의 혼령이 등장하며 “순례야” 하고 부른다. 순례가 놀라며 누구냐고 물으니, 국악을 함께 배우던 관우라고 대답한다. 두 혼령이 만나 반가움의 표현이 소리로 이어진다. 인간문화재까지는 아니 되어도 그에 못지않은 노래솜씨에 관객은 갈채를 보낸다. 젊은 남녀 혼령도 등장해 소리 동참을 한다.

제석 굿으로 바뀌면 저승사자가 등장한다. 원형의 고리에 살색의 의상을 입은 서유기에 등장하는 저팔계 같은 모습이다. 그 모습을 본 당골 청년이 저승사자에게 막걸리를 권하지만 마시기를 꺼리니, 술 대신 칠성 사이다를 권한다. 저승사자가 사이다를 마시고 취하듯 쓰러진다. 그리고 사자탈을 벗어버린다. 무녀 채 씨가 그 모습을 보더니 할아버지 하고 달려든다. 저승사자가 놀래 누구냐고 물으니, 채 씨는 상배 할아버지 맞죠? 한다. 등판에 새긴 문신을 보고 알았다고 말하니, 저승사자는 비로소 죽기 전 자신의 이름이 상배였다는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할아버지와 손녀의 만남에서 구성진 장단에 소리가 어찌 아니 나올 수 있으랴? 저승사자는 옛 모습으로 돌아가 멋진 춤사위까지 벌이며 갈채를 받는다. 악사 한 명이 저승사자의 본 모습을 본 후 자신은 증손자임을 밝히며 큰 절을 올린다. 바위 위로 여자혼령이 등장한다. 씻김굿을 하는 소리에 바다 속에서 뛰어 올라온 것이다. 가슴언저리가 온통 썩은 모습이다. 그 혼령도 노래솜씨가 만만치 않다. 진도는 생존 시나 사후에나 소리꾼의 고장임을 드러내는 광경이다. 그러면서 귀신 각자의 생애가 소개가 되면서 씻김굿을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때 백색의 배 형태의 조형물에 수많은 학생인형을 실은 선박이 등장을 한다. 진도 앞 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영령들이 씻김굿판에 등장을 한 것이다. 출연자나 관객의 눈망울에 안개가 쌓인다. 젊은 영령을 위한 합창이 그들의 혼령을 달래듯 울려 퍼진다. 동네사람들과 무녀 그리고 악사들이 젊은 영령을 배웅을 한다. 백색의 배의 조형물이 배경으로 해서 사라진다. 그 뒤로 죽은 혼령들이 뒤따라 퇴장을 하면서 공연은 끝이 난다.

김미숙이 순례할미로 등장해 일생일대의 명연을 해 보인다. 김현정의 채 씨 당골 역도 실제 무녀가 등장한 듯싶은 느낌의 호연을 보인다. 정연진, 서민우, 박정우, 문성룡, 김갑연, 설창호, 황은미, 이현지, 신다영, 양유철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과 연주는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자료제공 남도국립국악원, 주제가 작곡 故 고명욱, 음악감독 김시율, 무대 김경수, 조명디자인 조인곤, 무대제작 월산프로젝트, 기획 홍보 오동식, 홍보디자인 심혜림 전소현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드러나, 연희단거리패의 故 채정례 진도 씻김굿 원형, 진도 어르신들 구슬, 이윤택 대본구성 연출의 <씻금>을 기억에 길이 남을 명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3월 1일

2,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작 연출의 <오구>

명륜동 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에서 이윤택 작 연출의 <오구>를 관극했다

오구는 오구굿의 약칭인데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굿이다. 망자 생존 시의 욕구불만 해소와 과오와 죄업의 세척 그리고 안식처로의 정착을 기원하고, 유가족의 근심과 재앙을 소멸시키고 복록의 도래를 목적으로 기원하는 굿이다.

부족국가시대의 다양한 제천의식이 공동체의 신앙으로 정착하여, 축제적 기능과 예술적 기능이 지역적 특성에 맞춰 세습되고, 숙련도에 따라 무가, 무악, 무무로 발달해 현재는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오구굿은 굿 의식과 음악, 무용, 연극 등 종합예술로써 유교나 제도의 간섭을 배제하고, 원형을 유지해 경상도 해안지방에서 행해지고 있는 종합예술제례의식이다.

<오구>는 그 제목처럼 30여 년 간 지속되어 오면서, 일반 가옥이나, 마당이나, 서낭당 또는 고목 같은 특정한 장소에서 하던 굿을 작가이자 연출가 이윤택의 의해 대극장으로 옮겨져 상설공연물로 정착하게 되었다.

<오구>는 민족 신앙의 계승과 전통예술의 부흥이라는 절대 절명의 과제를 연희단거리패의 단원들이 일치단결하여 앞장서 펼쳐가는 민족자존의 애국적(?) 공연예술이자 흥겨운 굿거리 놀이마당이다.

해마다 추석이나 설날에는 박사학위를 받은 무속인, 다시 말해서 무당들 100여명이 모여 구국기도회를 개최하고 국태민안을 기원한다. 이분들은 외래종교의 번창과 거기에 따르는 외래 종교의식의 유입과 흥륭으로, 우리 고유의 민속신앙이 폄훼되고, 전통제례가 배척, 괴멸되는 것에 비분강개하고, 우리민족 고유의 신앙이 있음을 주지시키고, 굿을 비롯한 우리 고유의 제전의식과 놀이마당으로 국민을 계도하는 애국적인 소명을 갖고 활동에 전념하고 있어 존경심이 든다.

<오구>는 특성상 공연물로 존중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꼭 한번은 관람해야 할 뛰어난 공연물이다.

2016년에는 밀양아리랑 아트센터 개관기념 겸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오구-죽음의 형식>은 두 시간이 넘는 공연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환호와 갈채 속에 펼쳐진 바가 있다.

무대는 주인공 할머니의 집이다. 대나무 숲이 배경에 조성되고, 사랑방과 안방, 부엌이 무대좌우에 만들어지고, 방 앞에는 대청마루와 쪽마루가 있다. 하수 쪽에 평상이 있고, 상수 쪽에 빨래 줄에는 예쁜 한복세 벌이 널려있다. 상수 끝 객석 출입구 방향으로 연주석이 마련되어 있다. 정면 계단 위의 차단된 방문이 좌우로 열리면, 망자의 공간이 펼쳐진다.

연극은 도입에 신문을 읽는 장남과 다듬이질을 하는 임산부인 그의 처, 그리고 예쁜 어린 딸이 고무 줄 놀이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노모가 등장을 하고 노모는 부처를 믿는 듯 라디오에서 불경 외우는 소리를 따라 하다가 하품과 함께 잠이 든다. 그런데 노모의 꿈에 대동아전쟁에 출전했던 남편의 모습이 등장을 하고 안 보이던 기괴한 인물군상이 등장을 하니, 놀라서 깨어나, 아들에게 굿을 하겠노라 당부를 한다. 반대를 하던 아들은 노모의 간곡한 청에 못 이겨 노모의 청에 따라 굿을 하게 된다, 굿을 벌이기 위해 직업 무속 인들이 등장을 하고, 굿거리장단과 함께 한판 굿이 벌어진다. 기괴한 인물들이 등장을 하고 굿 도중 노모가 사망한다. 노모 시신을 염을 하는 장면이 펼쳐지고, 빈소가 차려진다. 문상객이 차례로 등장을 한다. 부동산 업자, 다방 마담, 그 외의 문상객은 등장해 상청에 절을 한 후 곧바로 평상에 앉아 놀음 화투를 시작한다. 저승사자 같은 괴물도 등장을 하고, 각설이패가 등장하면서 장면 하나하나가 희극적으로 연출되면서 출연자와 관객은 동화가 되고, 굿 돈까지 행사 중 내는 장면이 흥겹게 펼쳐진다. 문상보다 화토 판에 열중하는 문상객들 틈에서 장남은 장땡을 잡아 판돈을 거머쥐지만 곧바로 허공에 뿌려버린다. 대단원에서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혼령과 함께 망자의 세계인 구천으로 춤을 추듯 떠나면, 임산부인 아들의 처에게서 새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명배우이자 연출가인 남미정, 연희단거리패 대표 김소희, 배우장 김미숙, 최지혜, 김철영, 정연진, 서민우, 김연정, 이혜선, 박정우, 김갑연, 문성룡, 이창주, 황은미, 설창호, 이현지, 신다영, 양유철 등 출연자 전원의 친 대중적 연기와 호연 그리고 노래와 연주는 관객을 굿에 시종일관 몰입을 시키고 환호와 갈채를 받는다.

무대 김경수, 조명 조인곤, 무대감독 김한솔, 무대제작 월산프로젝트, 기획 홍보 오동식, 홍보 디저안 장소정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연희단 거리패 30스튜디오의 이윤택 작 연출의 <오구>를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종합예술제례의식다운 걸작공연물로 탄생시켰다.

3월 24일

 

광진문화재단지원 애플씨어터의 명작공연 2편 평

1, 피터 쉐퍼 작, 전 훈 각색 연출의 <아마데우스>

나루아트센터에서 극단 애플씨어터의 피터 쉐퍼 작, 전훈 각색 연출의 <아마데우스>를 관람했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관련 이야기다. 모차르트가 안토니오 살리에리와 경쟁 관계에 있었으며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죽음으로 이끌었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연극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피터 쉐퍼의 연극 <아마데우스>의 주제로 다뤄졌다. <아마데우스>는 영화로 만들어져 여덟 개의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영화<아마데우스>에서 그려진 것처럼 모차르트가 영감을 받아 머릿속에서 음악을 완성한 다음 한 번도 고치지 않고 써내려갔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한 번에 거침없이 작곡하는 것이 아닌 신중하고 노력하는 작곡가였으며, 그의 음악적 지식과 기법은 오랜 시간 동안 이전 시대의 음악을 연구함으로써 나온 것이다. 실제 그는 젊은 시절에 당대 내려오던 작품들을 분석하지 않은 게 거의 없었다 할 정도로 엄청난 노력을 했다.

피터 쉐퍼(Peter Shaffer)는 1926년 잉글랜드의 리버풀에서 출생했다. 1935년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이사를 했으며, 쌍둥이 형제인 안토니 쉐퍼와 함께 영국 세인트폴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1944년 두 형제는 학교를 떠나 군 징집 대신 모집한 탄광근무를 지원하여 3년간 켄트와 요크셔의 탄광에서 일했으며, 이후 고향에 돌아온 피터는 케임브릿지 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한다. 1954년 런던에 있는 ‘부지 앤 호크스’ 악보 출판회사에 근무하던 중 그의 작품 <소금의 땅(The Salt Land)>이 영국의 한 TV에서 제작되고, 라디오 드라마인 <돌아온 탕부(The Prodigal Father)>가 BBC에서 방송되었다. 이후 두 개의 미스터리 소설(쌍둥이 형제 안토니와의 공동 집필), TV 스릴러 한 편을 썼고, 주로 문학과 음악에 관한 비평을 런던의 잡지에 실었다. 그 후 1964년 에스파냐의 잉카제국 침략을 주제로 한 서사시적인 희곡 <태양제국의 멸망(The Royal Hunt of the Sun)>이 영국 국립극단의 치체스터 페스티벌의 오프닝 작품으로 선정되었고 국립극단의 정규 레퍼토리로 런던의 올드빅 극장에서 공연되고, 1965년 뉴욕에서도 공연되어 관객과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는다. 이 작품은 피터 쉐퍼의 작품 중 최초로 영화화되기도 한다. 그 뒤에 쓴 <타인의 눈> <블랙 코미디> <고곤의 선물> 그 외의 성공적인 작품 공연을 거쳐 <에쿠우스(Equus)>와 <아마데우스(Amadeus)>를 발표한다. 이 두 작품은 피터 쉐퍼의 대표작이 되고, 피터 쉐퍼에게 토니상을 연속으로 안겨 주며, 두 작품 모두 영화화된다.

<아마데우스>는 2011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전 훈 연출로 공연된 적이 있다. 국내 연극계에서 러시아 유학파 1세대 연출가로 통하는 전훈은 러시아 국립 쉐프킨 연극대학교 연기실기 석사(M.F.A)로 졸업하고, 체호프와 스타니슬랍스키를 전공한 그는 애플씨어터를 창단해, 체호프의 4대 장막극의 연출은 물론 더욱 중요한 번역 작업까지 함께 하고 있다. 2015년에는 <플라토노프>와 <챠이카>를 공연하고, <챠이카>는 2016년까지 아트씨어터 문에서 연장 공연되고 있다.

2004년, 전 훈 연출가는 안똔 체홉 4대 장막전’을 기획해 1년 동안 <벚꽃동산>, <바냐아저씨>, <갈매기>, <세자매>를 번역하고 연출해 공연기록을 출간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한 명의 연출가가 1년 동안 체홉 4대 장막을 모두 연출한 것은 최초였다. 체홉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일종의 트리뷰트(헌정) 기획이었다. 이 공연으로 전 훈은 동아연극상 연출상과 작품상을 수상했다.

전 훈은 서울生으로, 보성고와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하고, 96년 러시아 모스크바 쉬옙낀 연극대 M.F.A.(연기실기석사)출신 연출가다. 1996년 희곡 [강택구]로 동서희곡문학 신인작가상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극단 애플씨어터 대표 겸 연출이고, 서울예대 연극과 출강중이다.

<아마데우스>의 내용은 1823년 눈보라치는 밤, 한 노인이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여 수용소에 수감되어 찾아온 신부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그는 요제프 2세의 궁정 음악장인 살리에리이다.

음악을 하기에는 거리가 먼 가난한 시골 마을 출신이지만 아름다운 음악의 세계에 매료되어 그야말로 각고의 노력으로 교회 지휘자 자리를 거쳐 궁정 악사자리까지 올랐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모차르트의 공연을 보고는 그의 천재성에 감탄한다.

살리에르가 짜여진 형식을 준수하고 음악에 관한 주제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전통적인 시대의 교회중심의 대세에 따르는 음악가였다면, 모차르트는 신들린 연주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편곡 능력, 그리고 시대의 감성을 뛰어넘는 작곡 실력까지 갖춘 천재적 음악가였다. 하루하루 신에게 감사를 드리고 불굴의 의지로 자신을 채찍질 하는 수도승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살리에르에게 모차르트란 존재는 경이롭고도 부러운 존재로 다가온다.

그런데 모차르트는 음악적 천재성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은 폐인에 가까울 만큼 방탕한 삶의 연속이었다. 버는 돈이 적은 편이 아니지만 버는 족족 결혼한 아내에게 선물 사주랴, 최신 유행에 맞추어 옷 사랴, 밤마다 화려한 파티를 벌이랴 모두 탕진해버렸다. 게다가 워낙 기분파라서 한번 시작한 파티는 모두에게 꼭 ‘쏴야’ 직성이 풀리는 그였다.

그렇게 방탕한 생활을 함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가 만들어내는 작품들은 세간의 관심을 끌고, 모차르트는 유명 오페라 배우들의 개인교사 및 음악계의 유명인사로 승승장구하며, 결국엔 살리에르가 궁정음악가로 있는 오스트리아 황제에게까지 소문이 들어간다. 그런데 처음에는 인정받는다 싶더니 유명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피’의 작곡을 맡으면서 오페라를 이태리어로 공연하는 오스트리아에서 독일어 오페라를 선보이는가 하면, 오페라를 늘어지게 한다는 이유로 황제가 금지한 발레를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삽입하는 등, 황제의 미움을 살 짓만 골라서 한다.

음악을 너무도 사랑하지만 재능에 한계를 느낀 살리에르는 그러한 모짜르트를 가까이 혹은 멀리서 지켜보며, 하나하나 작품이 나올 때마다 그의 작품에 대하여 경배를 하면서도, 그러한 위대한 작품들이 모차르트란 인간에게서 나온 것을 저주한다. 게다가 평소 살리에리가 사모하던 오페라 배우가 모차르트에게 몸과 마음을 바치기까지 하자, 살리에르는 이제 모차르트에게 재능을 부여한 신마저 저주하기에 이른다.

마침 모차르트는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 생기를 잃고, 거기에 폐렴과 각종 합병증으로 병자의 신세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을 살 돈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을 즈음, 살리에리는 검은 천으로 온몸을 가린 모습으로 모차르트에게 가서 장례식에 쓰일 곡을 하나 지어달라고 의뢰한다. 모차르트를 마치 서커스단의 동물처럼 조련하고 학대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모차르트를 사랑했던 아버지의 망령이 병약해진 모차르트의 주변을 떠돌아다니게 하면서 모차르트를 심리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결국 모차르트는 그로 인해 죽게 되고, 살리에리 역시 모차르트를 죽음으로 이끈 죄악감에 대한 후회와 반성으로 여생을 보내며 모차르트를 회상한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여러 개의 의자를 나란히 놓고 장면변화에 따라 이동 배치한다. 배경 상수 쪽에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 황제나 죽음의 신의 등퇴장 로가 된다. 계단 앞에 건물의 창 같은 조형물이 있어 샬리에르의 은신처로 사용되고, 출연자들이 무대 중앙에 의자를 2열, 3열로 배치해 오페라 관람석으로 설정하고, 백색의 의상과 백색 가면이나, 검은 의상과 검은 가면으로 극적 분위기를 창출하기도 한다. 그랜드 피아노를 무대 하수 쪽에 배치해 모차르트와 출연자들이 연주를 하고, 모차르트가 작곡한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를 출연자가 부르거나, 성악가가 녹음한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장면변화 시 사용되는 음악 역시 적절하고, 특히 백색 가발과 환자이동의자를 사용해 출연자의 연령변화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고, 황제나 궁정악장의 의상도 특성을 살려 연출된다.

현욱, 조 환, 권윤현, 김원정, 김예준, 지웅배, 박지영, 권대현, 김정겸, 윤효정, 엘사스 할르즈, 감염산, 심현희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열연 그리고 탁월한 연주솜씨와 노래는 관객을 시종일관 연극에 몰입을 시키고 갈채를 받는다.

무대디자인 Dmitree J H, 음향디자인 Nikita Project, 조명디자인 Team 3XL, 의상디자인 Aori Moda, 일러스트 디자인 Leshwii@gmail.com, 음악감독 박현욱, 작곡 연주 박지영, 총괄매니저 임주희, 무대감독 김정현, 하우스 매니저 최윤후, 주관 안똔 체홉 학회, 제작기획 애플씨어터, 홍보마케팅 애플돔, 매니지먼트 애플트리, 광진문화재단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피터 쉐퍼 작, W A 모차르트 음악, 장정인 안무, 전 훈 각색 연출의 <아마데우스>를 연극성 음악성 대중성이 고루 갖춰진 걸작 음악연극으로 탄생시켰다.
3월 1일

2, 애플씨어터의 안톤 체홉 작, 전훈 번역 연출의 <바냐 삼촌>

나루아트센터에서 애플씨어터와 안톤 체홉 학회의 임경식 예술감독, 안톤 체홉 작, 전훈 번역 연출의 <바냐 삼촌>을 관극했다.

전 훈은, 러시아 쉐프킨연극대학교 대학원 출신으로, 극단 애플시어터 대표이자 연출가이다. 2005년 제41회 동아연극상 연출상과 작품상을 수상하고, 현재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연기예술학부 학부장이다.

<바냐삼촌(Дядя Ваня)>은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1860~1904)이 1899년에 발표한 희곡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 수많은 극단들이 다양한 형태로 발표 공연하고 있다. 1897년에 출간되었고, 1899년 러시아 모스크바예술극장에서 공연되었다.

<바냐삼촌(Дядя Ваня)>의 내용은, 주인공 보이니쯔키 이반 페뜨로비치(Войницкий Иван Петрович, “바냐는 이반의 애칭”)는 누이동생의 딸 소피야 알렉산드로브나(Софья Александровна), 그리고 어머니 보이니쯔카야 마리야 바실리예브나(Войницкая Мария Васильевна), 작은 땅 주인 찔레긴 일리야 일리이치(Телегин Илья Ильич), 그리고 나이든 유모 마리나 띠모페예브나(Марина Тимофеевна)와 함께 시골에서 영지를 지키며 살고 있다. 그런데 죽은 누이동생의 남편인 세레브랴꼬프 알렉산드르 블라디미로비치(Серебряков Александр Владимирович) 교수가 대학을 퇴직하고 젊은 나이에 아름답기까지 한 옐레나 안드레예브나(Елена Андреевна)를 데리고 이 마을에 나타난다. 주인공 <바냐삼촌(Дядя Ваня)>은 매부가 자신들과는 달리 학문적 지식만 내 세울 뿐 실생활과는 동떨어지고, 집안일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실망한다. 게다가 운동도 하지 않으니, 온몸이 구석구석 병들어 있으면서도, 젊은 여자를 후처로 데려다 여보란 듯 거드름만 피우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매부의 후처인 엘레나에게 동정심과 함께 관심을 가지면서 사랑하는 마음까지 품게 된다. 한편, 주인공의 친구인 아스뜨로프 미하일 르보비치(Астров Михаил Львович)는 의사로서 바쁘게 병원에서 일을 하지만 숲을 가꾸는 데에도 정열을 기울이는 약간 이상주의적인 인물이다. 아무도 모르게 의사 아스뜨로프를 연모하는 바냐삼촌의 조카 소냐에게, 의사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미모의 엘레나의 관능미에만 정신을 집중시킨다. 의사와 엘레나는 바냐삼촌이 지켜보는지도 모르고 몸과 마음을 열정적으로 밀착시킨다. 바냐삼촌의 낙담이 배가된다. 그러자 돌연 바냐삼촌의 매부 세레브랴코프가 등장해, 자신이 이 마을로 내려온 목적인, 자신의 땅과 저택을 팔고 도시로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한다. 그 말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평생을 희생하다 시피 하며, 힘들게 이 땅을 지켜온 바냐삼촌은, 분노와 절망감으로 매부인 세레브랴코프에게 총을 발사한다. 총알은 빗나가고 큰 소동이 벌어지지만, 가까스로 무마가 된다. 매부 세레브랴꼬프는 마음을 고쳐먹고 아내 엘레나와 함께 마을을 떠난다. 엘레나의 떠나는 모습에, 닭 쫓던 강아지 모양이 된 의사 아스뜨로프는, 비로서 성숙한 여인이 된 바냐의 조카 소냐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대단원에서 바냐와 소냐는 남은 가족과 함께 기타 연주음을 들으며 일을 몰두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여러 개의 창문이 달린 건물의 내부와 외부다. 길게 연결된 목조건물의 높지 않은 벽과 그 위로 연결된 창문은 걸상을 놓고 넘어 갈 수 있는 높이이고 객석 통로가 이 건물의 진입로로 설정이 된다. 건물의 내부는 식당 겸 거실이고, 여러 개의 의자와 책상이 배치되어 있다. 창문마다 열고 닫도록 처리되고 상수 가까이에 출입문이 있고 거실 오른쪽과 왼쪽으로 내실로 들어가는 계단이나 통로가 있다. 소품으로는 쟁반에 보드카 잔, 포도주 병과 잔이 담겨 나오고, 물병도 가져온다. 아름다운 꽃 다발, 그리고 기타가 있어 가끔 연주를 하고, 피스톨로 발사를 한다. 제정 러시아 풍의 의상과 모자가 어울리고, 음악도 극 분이기와 조화를 이룬다.

진남수, 조 환, 김진근, 홍정인, 김병수, 김샛별, 이재혁, 조경미, 이규빈, 김두영, 김유래, 장희수 등 출연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이 관객을 연극의 도입부터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배역에 따라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한다.

무대디자인 Dmitree J H, 음향디자인 Nikita Project, 조명디자인 Team 3XL, 의상디자인 Aori Moda, 일러스트 디자인 Leshwii@gmail.com, 음악감독 박현욱, 작곡 연주 박지영, 총괄매니저 임주희, 무대감독 김정현, 하우스 매니저 최윤후, 주관 안똔 체홉 학회, 제작기획 애플씨어터, 홍보마케팅 애플돔, 매니지먼트 애플트리, 광진문화재단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애플씨어터와 안톤 체홉 학회의 임경식 예술감독, 안톤 체홉(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작, 전 훈 각색 연출의 <바냐 삼촌(Дядя Ваня)>을 연극성 문학성 대중성이 고루 갖춰진 걸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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