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극, 새로운 연극인/ 대학로 포럼

<2014 대학로포럼 릴레이 토론회 ”대포방담”>

2014하반기 아젠다-‘연극 생존터 확장’

주제 : 새로운 연극, 새로운 연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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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및 장소: 8월 9일 10시 30분, 노을소극장

참석자: 박상순(경민대학 교수), 송바울(극단 은행나무 대표), 심철종(씨어터제로 대표), 채승훈(대학로포럼 대표, 연출가), 박우열(서울연극협회 정책분과 위원, 연기자), 이신영(서울연극협회 감사, 연출가), 이일균(극단노을단원, 연기자), 이재성(극단 창파단원)

기록 : 이재성

사진 및 영상촬영 : OTR

이신영: 2014 대학로포럼 릴레이 토론회 8월 “대포방담”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대포방담에 새로운 얼굴들이 보이는데요.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상순 선생님 오랜만에 합류하셨는데요….. 반갑습니다.

박상순: 그간에 소홀했습니다. 이래저래 일도 많았고 참석을 못했는데 대학로 포럼이 대학로 공연 예술계의 소중한 움직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가능한 앞으로 좀 더 많은 신경과 애착을 갖고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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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그 다음에 배우시고 강북지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송바울 배우님 인사하시죠!

송바울: 반갑습니다. 많이 아는 분들도 계시네요. 늘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극계가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저를 보게 되니까요. 그리고 저를 봐야 얼마만큼 부족한지 알고, 실질적으로 해 나가야할 것을 살피는 계기가 되겠다 싶었습니다. 늘 관심이 있었습니다. 연극과 관계되는 정책이나 현장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모습들에 대해서요. 관심은 많은데 쉽게 꾸준히 안 되더군요. 유기적으로 정보가 차곡차곡 연결이 되어야하는데 놓칠 때도 있고 네트워크가 체계적으로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침 지부 밴드 방이 있어서 거기서 대학로포럼 토론회를 알게 되어 왔습니다. 사실 오늘 밀양에 가야하는데 여차저차해서 밀양을 포기하고 여기 오게 되었습니다. 편하게 좋은 얘기들 많이 나누고 때론 속상한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그것까지 서로 포용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신영: 다음은 어찌보면 오늘의 주제인 “새로운 연극, 새로운 연극인”의 의미에 부합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한평극장을 운영하고 계신 심철종 선생님이십니다.

심철종: 저는 광화문에서 ‘세상에서 제일 작은 한평극장’ 에서 일주일 3번 정도 공연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박상순: 관객은 어떻게 모으시나요?

심철종: 관객 입장료는 2만원씩 받고, 초대는 하지 않습니다. 세 명부터 많을 땐 스무 명 까지 오십니다. 공연 안하는 날이 일주일에 월, 화, 수, 목인데 세월호사건 이전에는 삼일정도 했습니다. 지금은 이틀정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때는 네 분도 오시고, 두 분, 한 분 오실 때도 있습니다. 운 좋을 때는 단체로 스무 명 정도 옵니다.

박상순: 한 평이라면 무대만 한 평 말씀 하시는 건가요?

심철종: 네 무대가 1평 입니다. 사실은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사실 전체 크기는 11평 정도 됩니다.

이신영: 지난달에 선생님께서 쓰신 TTIS에서 칼럼 잘 보았습니다.

박우열: 저도 봤습니다. 그거 보고 아직 활동 하시는구나. 20년도 더 된 것 같은데 그 때 대학로는 주말에 차 없는 거리였는데, 그곳에서 영화필름을 가지고 행위예술을 하셨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때 제 생각은 ‘저걸 왜하실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TTIS 읽으면서 새롭게 다시 느꼈습니다.

송바울: 햄릿머신 하실 때가 몇 년도였나요?

심철종: 1993년도입니다. 20년도 더 되었네요.

박상순: 한 평 연극 외에 그런 형태의 극단(장)을 운영하시는 분이 계신가요?

심철종: 제가 극장을 제 작년에 오픈했습니다. 사실 제가 원하는 것은 집이 극장 이라는 것을 강조하려고 했었습니다. 거기는 작은 공간이었는데 30명 정도 오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나이 드신 분들 돈 벌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무대에서 선택을 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분들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기획했는데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연극인복지재단과 이야기해서 외환은행에서 스폰을 받기로 했는데 잘 안되어 내년에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내년에 복지재단에서 기금을 가지고 한번 해보겠다고 해서 나이 드신 배우 분들과 축제 형식으로 할 것입니다. 그것이 잘 되면 그 쪽 방향으로 발전 시켜볼 생각입니다.

이신영 : 선생님의 작업을 통해서 얻으신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심철종 : 일단 병을 많이 치료했습니다. 예술적인 피는 흐르지만 every day 할 수 없는 직업을 가졌으니까. 그리고 제가 그렇게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도 아니고. 배우들은 무대에서 죽는 것이 꿈이야 라는 말을 하지만 실제 무대에서 죽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합니다. 저는 무대에서 연기하다 죽을 수 있는 컨셉(concept)을 가지고 하고 있습니다. 거기는 제가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자다가 죽어도 무대에서 죽는 것이고, 살다가 죽어도 무대에서 죽는 것입니다. 크게 이야기하자면 지금 사회는 장인정신을 잘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입니다. 한사람이 일평생 한 가지 직업을 쉬지 않고 하고 있다. 외도하지 않고 한 가지 일을 경주하는 것 자체가 장인이다. 이런 사회적 현상이 조금이나마 이슈를 갖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집을 개방한다는 것은 쑥스러운 일인데요. 하지만 그것이 삶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애초에 그 곳을 얻을 때는 제 삶의 공간과 가치를 찾아보자 해서 찾은 것입니다. 지금은 마니아(mania) 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주로 50.60대 아줌마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감정적으로 변화를 필요하고 내적으로 느끼고 싶은 나이 인가 봅니다. 또 부가 가치로는 지방공연이 가끔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수입이 없는데 요즘은 지방에서 연락이 와서 어떤 때는 100만원 받고 가기도 하고 많을 때는 200만원 받고 가고, 서울은 50받고 가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조명기 하나 무선 헤드폰 하나 들고 가는 겁니다. 생활적인 면에서 나아졌습니다. 문화의 날이라고 행사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지금은 클레식이 전부 장악을 했습니다. 왜 그러느냐 하면 클래식은 솔리스트가 가능하기에 그렇습니다. 첼로 바이올린 등등 그래서 문광부에서는 한 공연당 200씩 내놓습니다. 제 친구가 그 일을 하고 있는데 월 6천만원을 받아서 30번 내외를 합니다. 그것을 연극에서 나눠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정도 받는다면 연극에서 모노드라마 같은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 혹시 복지재단에서 기획하여 홍보가 된다면 지방에서 초이스가 올 것이고 그렇다면 배우들도 생존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홍대 예술인도 90% 타지로 떠나갔고 유일하게 홍대 프린지 페스티벌만 남아있습니다. 대학로도 마찬가지로 문화지구로 지정되면서 오히려 망가졌습니다. 임대료가 상승하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우리도 돈을 많이 내고 빌려야 하는 입장이니 점점 지방으로 갑니다. 지방이 또 국가기금을 운영하기 쉽다고 하더군요. 지역에서 아줌마 펜들이 생기게 되어 배우가 서울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팬들이 서울로 올라오게 되는 날이 올 것 같습니다. 이것을 20~30 군대 정도 만들어 놓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공연할 때 일반 조명(형광등) 사용하고, 음악도 제가 킵니다. 요즘엔 시스템이 워낙 좋으니 누구에게 돈을 지불해야 할 스트레스는 없게 됩니다. 일반 극장에 들어가게 되면 기획 비용, 극장 비용, 스텝 비용과 같은 것들을 줘야하니까 신경을 많이 써야합니다. 요즘 워낙 시스템이 좋으니 돈 들일이 없습니다.

채승훈: 홍보는 어떻게 합니까?

심철종: sns 페이스북(facebook)으로 합니다. 페이스북에 아줌마 팬 분들이 많습니다. 공연 보러 오시라고 메시지로 교류를 합니다. 언론에서는 잘 안 다루어 주지요.

박상순: 지방에서 하실 때 초청공연하면 공연 환경은 어떤 곳에서 하시나요?

심철종: 소극장에서 합니다.

박상순: 표현이 뭐합니다만 연극인의 생계의 한 방편의 스타일로서 한 평 극장의 효과가 있다. 그런 말씀 하셨는데 한편으로는 생소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연에 있어 연기자도 관객들도 기존과는 남다를 것 같아요. 한 평 극장에서 공연했을 때와 지방 소극장에서 공연하실 때 차이가 있나요?

심철종: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저희 공간은 시간이 멈춰있다는 이야기를 관객 분들이 많이 합니다. 하지만 지방 극장 같은 곳을 가면 아무래도 그런 면들이 조금 떨어집니다. 그 때는 소극장에 맞게 또는 사람들한테 접근할 수 있도록 살짝 수정을 합니다.

박우열: 작품이 어떤 내용 입니까?

심철종: 첫 번째 작품은 <기억을 찾아서> 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지금 치매에 걸리셔서 기억을 잃으셨습니다. 처음엔 숫자를 잃으셨죠. 숫자를 잃으면 버스타고 어디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전화도 하지 못합니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연극적 보다는 그냥 말하듯이 말합니다. 두 번째 작품은 <인생 그리고 사랑>입니다. 인생은 <햄릿 머신>의 고뇌를 이야기 하고 <사랑>은 촛불을 하나 켜놓고 사랑에 대한 러브스토리를 이야기합니다. 관객들에게 헤드셋을 끼우게 한 다음 ‘famous blue raincoat’를 틀어줍니다. 저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사람들은 음악을 듣습니다. 마지막 장은 <죽음 그 이유>입니다. 삶의 판타지를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안대를 끼워 줍니다.

박상순: 그러한 내용에 대해서 스튜디오와 소극장에서 할 때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심철종: 어느 때는 대극장에서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마음가짐을 어떻게 그 사람들에게 접근하느냐가 과제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 그래서 행운의 팔찌를 해드립니다. 나중에 정말로 연락이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팔찌덕분에 잘 되었다고. 관객들의 정신세계가 내츄럴(Natural) 해지도록 충분히 끌어 들인 다음에 공연을 스타트 합니다. 실내 공연에서는 그러한 것이 효과적으로 됩니다.

박상순: 서울공간을 벗어난다고 하시니까. 이런 생각이 납니다. 옛날 80년대 90년대 프랑스에 보면 아파트 연극 이라고 있었습니다. 공연자 2~3명 정도가 아파트에 와서 어느 아파트 집에서 하는 겁니다. 그럼 그 동네 사람들이 아파트 거실에 모여 자연스럽게 보는 겁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공연이 되고, 어느 곳이나 자연스럽게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하게 되고. 아파트가 공연장이니까요.

이신영: 대학로포럼 ‘대포방담’ 올 한해 큰 언젠다가 ‘연극 생존터 확장’ 입니다. 기존의 대학로 연극공간에서 벗어나서 우리 주변에 어떤 연극적 공간이 있을까 질문을 던지고, 우리 스스로 답을 찾고 있는데요. 이번 달 주제는 ‘새로운 연극, 연극인’입니다. 말씀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심철종 선생님의 작업을 통해서 오늘의 주제를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명랑’이 800만이 들었다고 합니다. 관객 개발에 있어 여전히 답보상태인 연극과는 상황이 정 반대인 것 같습니다. 연극이 언제까지 찻잔속의 회오리처럼 있게 될 것이냐의 문제도 들여다 봐야할 것 같습니다. 연극과 대중이 멀어지는 괴리감이라고 할까요. 연극계 자체 내에서는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기존 연극의 문제라든지 저희 스스로 반성해야할 것은 없는지, 또한 향후 대안에 대해서도 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법당, 성당, 교회 등 종교시설과 예식장 등의 공간이 얼마든지 연극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대안 공간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토론회에서도 논의된 바 있는데, 찾아가는 연극도 좋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보는 이른바 투어연극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기존 연극의 인식 문제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해주시기 바랍니다.

송바울: 우리는 늘 해왔었던 것에 안주하는 성향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학로에서도 좋은 공연장 이라든지 좋은 작품이라는 막연한 판타지에 빠져있는 것도 있고, 그럴싸한 극단, 그럴싸한 극장, 그럴싸한 연극 멤버들하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체질적 습성들. 덧붙여 현실적 어려움이 같이 맞물려 작용한 듯 보입니다. 거칠게 이야기해 그런 부분인 것 같고 더욱 침체되는 빌미를 우리가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주로 먹고사는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그 안에 연극인들 스스로 그런 고민들에 대한 성찰은 있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심철종 선생님 말씀이 공감이 됩니다. 저 스스로도 30년 동안 연극을 하고 있는 제 안에 티끌 같은 뿌리들이 있지 않나. 해서 뭔가 하려면 좋은 것을 해야 하는데, 인정받아야하는데 그런 것에 사로잡혀 있지 않았나 합니다. 지금 국립극단의 어린이 청소년 연구소에 있는 유홍영 부소장의 워크샵(workshop)을 작년에 참여하면서 무슨 말을 들었냐 하면 젊었을 때 우리는 선택 받으려고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무도 기회를 안 주니까 우리가 만들자 하여 정해진 공간이 아닌 공원에서도 해보고 다양한 공간을 찾아서 연극을 해봤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정리가 된 것이 사실은 우리가 선택 받아야 한다는 기존의 고정 관념도 있지만 우리 스스로가 선택 하는 것에 너무 소홀이 했다는 것이죠. 우린 하나의 독립 예술가란 말입니다. 그때 유선생님이 워크샵(workshop)을 찾아온 현장에 있는 많은 젊은 세대들한테 굉장한 마인드를 심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국립극단 서울역에 있는 공간 전체를 이용해서 각자 공연을 했었습니다. 텍스트도 자기가 정하고. 관객들의 반응이 매우 폭발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배우들도 각자 알콩달콩한 재미가 있구나 하는 경험. 이런 것을 보아 심철종 선생님의 말씀이 굉장히 많이 와 닿았습니다. 그 친구들이 나가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명함도 만들고, 혼자 글도 쓰고, 음악도 편집하고 지방도 다니고 있습니다. 올해도 하고 있는데 저희도 구청하고 서울시가 연계되어야 제작비가 생겨 공연 할 수 있습니다. 8년을 그렇게 했습니다. 하지만 서로 협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10원 한 푼 못 받고 야외공연을 했습니다. 실질적으로 굉장히 위험 부담을 갖은 것 이지요. 그런데 마음의 근육은 더 건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8월에 또 공연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돈이 없으니 우리 모을래?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모아서 하니까 주민들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우리 일상에 있는 것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판타지만 생각해서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실적 어려움을 다른데서 찾을게 아니라 처한 상황자체를 바라보는 눈도 필요하다 싶어서 저도 계속 껍데기를 벗어 내려고 용쓰고 있습니다. 오늘 뵙게 되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이신영: 저도 조그만 극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저 포함 대부분의 젊은 연극인들이 좀 더 좋은 극장을 지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팩이나 국립 극장과 같은 미학적으로 그럴싸한 곳에서, 그럴싸한 환경에서 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까 심철종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그런 대안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을 간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북구에는 문화예술회관 같은 곳 말고 대안이 될 만한 그런 공간이 없습니까?

송바울: 7월 29일 야외에서 공연을 했었습니다. 그것도 공연하기 애매한 인공암벽 앞에서 했습니다. 개울가의 물소리도 나고, 공기가 너무 좋아서 저희끼리는 노천극장이라는 명칭을 짓고 공연을 했습니다. 굳이 소극장 대극장에서 하려고 용쓰지 말자. 어쩌면 우리가 환경에 맞춰가는 노력도 필요하고, 좋은 공연장에서 시설이 잘된 연극적인 공연도 있지만 그런 형태가 있는가하면 이런 환경에서도 만들어내려고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강북에서 8년 활동하고 협회는 1년 정도 하고 있는데 방향 자체를 더 열어놓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소극장에서 할 땐 소극장에서 하고 대극장에서 할 땐 대극장에서 하자. 하지만 또 어떤 젊은 친구들 중에서는 그런 틀에 박혀 있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소를 정해두지 말자라고 선호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하면 노인정을 찾아가서 공연도 하고 아파트 단지에서 공연을 하기도 합니다. 아파트 마다 문화 축제를 하니까 아파트 장이 설 때 공연을 하기도 합니다. 조금만 열어 놓으면 다각도로 활동 할 수 있습니다. 예산 문제가 관련되거나 구나 의회에 공연 예술에 대한 가치나 인식들은 계속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선택의 기회를 기다리다가는 저희들은 늙어 죽을 것 같고. 그것은 그것대로 진행 하면서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시장터 앞에서 한다든지 방향을 다각적 형태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신영: 심철종 선생님께서는 기존의 고착화된 연극이랄까요? 기존연극의 답답한 것을 느껴서 한 평 극장을 시작 하시지 않았나요?

심철종: 극장 씨어터제로(theaterzero)를 운영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냐 하면 우리나라가 극장이 가진 색깔들이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로는 임대사업이 많습니다. 씨어터제로(theaterzero)의 성격은 아방가르드로(avant-garde)였는데, 유지가 어려웠습니다. 수익이 전혀 안되고 이것을 가지고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것은 사업인데… 단위가 크고, 직원도 있어야하고,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문제점은 개인이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국가와 연계하여서 캐릭터가 있는 극장이 10개정도만 있어도 그것이 힘을 갖고 파생되어 나갈 것 이라고 생각 합니다. 지금은 코미디 일색입니다. 연극인 이라기보다는 상업적인 목적을 띈 친구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결국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논리에 의해 밀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방향을 가지고 있으면 힘에는 눌려도 균형은 맞추어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학로 포럼에 모여 극장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연계를 해서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도 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도 칼라 성격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의지는 그러하나 과정에서 힘을 안 붙여주니 그런 것 같습니다. 연극계의 선배님들이 그런 쪽으로 하다보면 길은 있다고 봅니다. 지금 연극하겠다고 오는 사람들은 연극배우를 하겠다고 오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영화배우, 탤런트가 하고 싶어서 오는 겁니다. 정말 연극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생존에 걸려있는 문제인 것도 있습니다만 그들한테 연극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는 해줘야합니다. 지금은 스타가 되어야 자긍심을 갖는 자본주의 사회이지만 그래도 작은 대학로 울타리 안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는 그런 자긍심을 가지게 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 가지 장치가 있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제가 서류를 들고 갖다내고 다닙니다. 요새는 제가 다합니다. 저는 그게 행복합니다. 일단 내가 나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을 하니까 좋습니다. 그동안은 누구에 의해서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창피했는데 지금은 좋습니다. 내가 살아있구나. 왜 하고 있는가? 그것에 대한 명확성도 생겼습니다.

박상순: 특성화된 극장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말씀 하셨는데 첫 번째 스텝으로 그런 특성화된 극장들이 있어서 하나의 모임 내지는 힘이 있어야 정책이 만들어 집니다. 심철종 선생님의 시도는 신선하고 공연 예술계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공연 형태는 일차적으로 공간의 변별성이 있습니다. 아까 송바울 선생님이 말씀 하셨던 것처럼 환경적인 연극 들은 야외공연 예술이겠죠. 아웃도어 씨어터(outdoor theatres)에서 도어가 극장의 문 이라고 하면 극장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죠. 시장, 공원, 산속 등의 장소에서 2000년도에 들어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성과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극단의 숫자가 늘었고, 야외공연에서 다루는 다양한 예술들 마임, 댄스, 연극, 설치미술 등등 발전이 되었습니다. 그것들이 지금은 야외공연에서 축제로 이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약간 정체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체의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이제는 정말로 야외예술이라는 것들이 정책적 틀에서 하나의 틀로서 들어가 줘야 하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기구적인 측면에서도 지원이 되어야 할 것이고, 교육적인 측면, 제작에 대한 부분, 같은 계통에서 공연을 하시는 분 들 끼리의 연합체 같은 것들 지원이 되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런 것들이 정책적 틀에서 다루어진다면 우리가 말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 새로운 공간에서의 연극의 확장은 보이는 틀로서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단계를 밟아서 형태를 갖추어서 갈 수 있는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 때 미래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주제가 상당히 좋습니다. 새로운 공연의 형태 확장 이것은 연극계의 블루오션(blue ocean)이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꼭 필요한 문화정책에 부합하는 부분이 이런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미래가 있는 이런 시도는 체계가 필요하고 모여서 힘이 되어서 정책적 틀 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철종: 문광부 용오성씨 아시죠? 초창기에는 혼자 와서 공연 보셨습니다. 그분이 정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런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공간은 중요하다. 우리가 만들어 놓고 콘텐츠(content)가 조성이 된다면 어디에 문을 두드려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그런 운동을 좀 해 볼만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상순: 한번 모아 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심철종: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옆집에 연극인이 산다.” 그렇게요.

박우열: 릴레이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젊은 친구들도 들었을 것입니다. 나이 먹으면 잔소리가 많아진다는 얘기를요. 자기 예술적 영역에 침범한다고 생각 하니까요. 젊은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근데 그런 걸 다 경험한 예술가들 뵙기도 민망한 그런 훌륭하신 선배님들 많잖아요. 그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심철종 선생님이 마련하고 계시는데, 그런 것들은 의미 있는 작업이면서도 “노병은 죽지 않았다”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젊은 배우들은 다이나믹(dynamic)한 것을 좋아하지만 예술가들은 나이 들어서 오는 연륜이 묻어 나오는 예술의 안목. 그런 것들이 젊은 친구들 보다는 현격하게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그런 그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신께서 한 공연 쪽에서 좋은 것들을 단락으로 나누어서 작품을 하나 만드신 거잖아요. 각자 배우들이 당신들이 했던 좋은 작품, 인생의 경험을 통해서 얻은 것들은 각자 다를 것이란 말이죠. 그런 것들을 시리즈로 한다면 의미 있는. 굳이 다른 곳에 가서 인생 공부를 할 필요 없는 그런 좋은 장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박수를 보냅니다.

이신영: 자본에 밀려 예술가들은 점점 뒤로 물러나는 실정입니다. 홍대에서도, 인사동에서도 문화지구라는 말이 퇴색될 정도로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입니다. 대학로도 건물주만 좋아지고 연극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연극협회를 중심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은 문화지구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문화 특구로 만들어서 실질적으로 우리 연극인들이 이곳의 주인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채승훈: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연극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한 이유는 1920,30년대에 신파 연극인들과 신극인들 간의 아름다운 공존이 이룩되지 않은 데에 그 시작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대중지향적인 신파극이 상당히 유행을 하다가 지적이고, 문학적이며 다소 어려운 신극인들이 연극계를 주도하게 되면서 신파극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체홉(Anton Chekhov) 이라든지 세익스피어(Shakespeare), 입센(Henrik Ibsen)이라든지 웰 메이드(wellmade) 하고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있고, 리얼리스틱 하며 고급적이고 세련된 연출, 연기술로 포장이 되면서 한국 연극의 주류를 이루게 되고, 그것이 전부인양 독보적인 연극 미학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 한편으로 생각하면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죠. 그러니까 연극의 대중성을 점점 상실하고 다양성을 상실해가면서 그것만이 좋은 연극이고, 그럴싸한 연극이고, 또 배우들도 그런 연극을 하려하고, 연출가들도 그런 것을 하려하고, 평론가들도 신문이나 언론에서도 그런 것을 다루고, 교육마저도 그렇고 근래에 들어서는 지원정책 또한 그런 연극에 주로 치중 하게 되었습니다. 연극의 건강한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양성부터 확보가 되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비극적 연극사 속에서 그렇게 기형적이고 유일한 연극문화가 형성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극복되어야하는데 잘 안 되고 있습니다. 7, 80년대 독재 정치 하에서 그것에 저항하는 측면에서 연극이 나름 획일화가 되어있었고, 그것에서 벗어나 90년대 2000년대에 들어서면 다양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잘 안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이 해소될 때 연극인들의 의식도 고양될 수 있고, 새로운 공간과 지역 새로운 연극, 연극인 모든 것이 충분히 이룩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그걸 모색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놔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위 나는 기득권 연극인이냐? 우리가 뭐가 있어서 기득권이냐? 할 수 있겠지만, 아까 바울 대표도 이야기를 했듯이 자기도 모르게 30년 동안 연극을 해오면서 무언가에 빠져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말을 했잖아요. 바로 그런 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너, 우리 할 것 없이 우리 모두 일정 부분 고착적 연극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스스로 그것을 내려놓을 때 우리 모두가 원하는 연극 다양성이 확보될 것입니다.

박상순: 선생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약간 보충을 하자면 사회가 무척 빨리 많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연극계는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동시대인들이 원하는 취향과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같이 갈 수 있는, 어깨를 나란히 아니면 앞서 이끌어줄 수 있는 공연예술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 많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크게 보면 메시지 측면에서도 약한 부분이 많이 있고. 그리고 공연의 형태에 있어서도 그렇고, 제작시스템에서도, 관객의 수용측면에서도 그렇고, 제도적 측면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반성해야할 부분은 연극이들 많이 뭉치는 것 같지만 힘을 발휘 하지 못합니다. 그런 것도 되돌아보고 반성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우열: 공간의 확장에 대해서 지난달에도 이야기 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축제의 나라로 바뀌었습니다. 거기서 소외 되는 것이 연극인 것 같습니다. 소위 축제적인 요소에서 우리 연극은 정적입니다. 축제에 안 어울릴 것 같은 아까 바울선생님도 이야기했지만 우리도 축제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한 달 전 파주에서 난타 품바를 하는데 한 시간 정도 했는데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습니다. 약간의 음담패설을 곁들여서 했습니다. 그것들은 과거 연극에서 많이 했던 것입니다. 아까 채승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저급하다. 격에 떨어진다. 연극은 고급스러워야한다. 그런 이분법적인 생각 때문에 다 배척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을 우리가 수용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전에도 이야기 나왔습니다만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아무나 올라가 관객을 휘어잡을 수 있는 그런 것을 간과한 느낌입니다. 아직까진 ‘저건 아니야 대극장에서 해야지’ 그런 인식들이 있다고 봅니다. 이제는 우리 쪽으로 찾아와야하는 그런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우리 연극의 다양성 놀이의 다양성. 놀이 측면을 잊은 것 같습니다. 폼 잡을 줄만 알았지 놀이 쪽을 많이 버린 느낌입니다. 연극은 고리타분하다 축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그런 시점까지 온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생각이 깨어서 노천극장에서 했던 것처럼 빨리 복원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상순: 새로운 공간 새로운 연극이 꼭 대중성만 지향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느 한 쪽에는 예술성이 강한 공연이 있어야하고 한편으로 대중을 위한 연극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공연하는 분들이 자기중심적인 위치에서 메시지의 선택 이라든지 공연 형식 이라든지 많이 주도하는 것 같은데 그러한 과정에서 대중과 많이 괴리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용감해질 필요가 있다 생각을 합니다. 예컨대 이번에 세월호 사건이 안타깝게 터졌는데 마침 그때 5월초가 안산 거리축제가 있었습니다. 참 아쉬웠던 것은 바로 취소가 되었다는 것 입니다.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취소되는 패턴은 과거 천안함 사건이 있었습니다. 공연이라는 것이 기쁠 때만 하는 것 이 아닙니다. 슬플 때도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불똥튈까봐 몸을 사리는데 이럴 때 레퀴엠(requiem)을 해야 합니다. 3박 4일 할 것 이 아니라 하루 안산시민들과 천안함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모여 공연하는 식으로 했다면. 만약 그 때 그렇게 했더라면 후에 비슷한 세월호가 터졌을 때 치유의 과정도 우리가 가졌을 것 입니다. 더불어 우리는 대중에게 용감하지 못했습니다. 기회를 못 살렸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을 하는 친구들은 추모하는 공연을 릴레이식으로 했습니다. 왜 그렇게 우리는 못하는가. 대중과의 접촉면에서 용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10년동안 축제 예술 감독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의정부 음악극 축제부터 했었습니다. 실내극 중심이죠. 그러다가 수원. 수원은 야외가 80% 실내가 20%입니다. 수원은 참 좋았던 것이 수원 화성이라는 것이 공연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 상당히 재밌게 작용했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했습니다. 안산은 100% 거리입니다. 신도시로 만든 부분과 호수공원 부분으로 공연 공간이 수도권에서 가장 넓다고 합니다. 호수공원과 이어지는 신도시 야외공연. 4박5일 동안 엄청난 숫자의공연이 벌어졌습니다. 안산시에서는 100만이 왔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제가 볼 땐 최소 50만 정도는 왔다고 봅니다. 그중에서 20~25프로는 예술성위주 70프로는 대중성위주로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런 접촉면에서 시민들에게는 삶의 공간이 어느 순간에 예술의 공간 공연장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실내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그런 것들. 실내극장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화약, 물, 불 등의 재료이라든지. 또 완성도에서 떨어질 것 같지만 우리 속내를 공감하고 속풀이 할 것 같은 그런 것에서 새로운 공간에 대한 자극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관객들의 관심도 커지는 고요. 관객들이 상당히 냉정하시고 판단력이 깜짝 놀랄 때 가 많습니다. 새로운 공연 장르 개발에 관객들도 준비가 되어있다고 봅니다. 제가 볼 땐 내적으로 적폐가 있다면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새롭게 준비해서 나가야할 것 습니다.

채승훈: 공존이 중요합니다. 아까 박우열 선생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품바라든가, 그런 작품들에 대해 저급하다는 표현을 쓰고 또 그런 평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심철종 선생님이 씨어터제로(theaterzero)에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줬지만 도외시 된 경향도 있고, 다양성을 위해 노력했었던 도전적 공연 같은 것들은 거의 거부당했던 역사들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공연들이 B급으로 취급되는 것이 아니라 공존의 틀 속에서 서로 수평적인 관계에서 장점들을 주고받았으면 합니다. 서로 공존하는 문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신영: 박상순 선생님께서 많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웰메이드(wellmade)한 작품들은 동시대 관객의 초점에 맞춰 내용 중심적 이라고 한다면 아까 거리극이나 수원화성처럼 환경적으로 독특한 요소와 연극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관객들에게 산 체험을 줄 수 있는 연극적 요소들이 어떤 것이 있을지 돌아봐야 합니다.

박상순: 대중은 이미 받아들였습니다. 아주 적극적으로

송바울: 대중 때문에 변한 것 같습니다. 우리 안에 갇혀 밖을 못 보는 것에 공감 됩니다. 관객들은 더 다양한 것을 원하는데 제가 만약 제 것을 고집 하고 있다면 그것은 저만을 위한 연극이지 그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다고 생각되고 그런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축제라는 다양한 형태에 의해 연극의 형태가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가능성 중에 하나가 다양한 형태의 지역에서 그 지형들을 활용하는 축제가 있습니다. 연극이 만들어내는 힘들이 있거든요. 저는 그런 부분에서는 같이 묶어지는 것 보다는 분리해서 양질의 문제를 함께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포럼에서는 그런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연극 자체로 보면 축제 형태로 들어갈 수 도 있습니다. 대학로를 중심으로 연극의 쏠림 현상은 아쉬움이 있지만 현재 연극 메카 공연을 보고 전단지를 보면 굉장히 인내하면서 봐도 보고 싶은 공연이 생각보다 없습니다. 어느 때는 매우 심합니다. 그 양에 비해서 못보고 제 선입견에 선을 그은 것 도 있겠지만. 생존을 위한 답습형태의 구조인 공연이 많습니다.

박상순: 공연장의 매너라든지 상식이라든지 질은 정말로 각 사회가 만들어놓은 수준 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실내공연이 유럽은 극장 관객문화가 세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나라 쪽으로 가면 국립극장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허술합니다. 커튼콜 인사 하는데 이미 관객들은 전부 나갑니다. 이런 나라도 많이 있습니다. 저희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용감해져야 합니다. 극장 어느 한곳에만 책임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립은 국립의 역할이 있을 테고 사립은 사립의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에 있어 틀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 사회가 대중성에 목마름이 있다면 세계가 그렇게 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대로 가야합니다. 송바울 선생님 말씀하신 것처럼 갇혀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우린 가야합니다. 우리 동시대인들 우리가 변화에 맞추라는 것 이아니라 그런 것과 도모 할 수 있는 같이 걸어갈 수 있는 우리의 틀도 만들어져야한다 봅니다. 우리 틀도 없는데 옛날 것을 가지고 따라오라고 하면 누가 따라오겠습니까? 따라오지 않죠.

박우열: 저는 그런 측면에서 우리 연극 각자의 부분들 있잖아요. 심철종 선생님께서 하는 연극. 20대들의 연극. 명동 예술 극장에서 하는 연극. 그런 다양한 것들을 어떻게 조명해줄 수 있느냐. 소위말해서 명동 예술극장에서 하는 그런 것 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면 그 이외의 것들. 아까 이야기했던 우리 스스로 터부시했던 그런 분야를 조명해야 그래야 저런 공연이 있구나. 저런 분도 공연하고 있구나 생각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런 조명하는 부분이 약한 것 같습니다. 활동 하시는 분들이 조명이 많이 되는데도 불고하고 계속 소식지를 통해 조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조명이 안 되고 있습니다. 어렵게 활동 하고 있지만 그 어렵게 활동하고 있는 부분들을 다루어주고 연계를 해준다면 힘을 가지고 활동을 해 갈 수 있는 그런 근간이 될 것입니다. 조명하는 부분들이 우리는 약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채승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지만 대학로에 연극정신. 본바탕적인. 옛날에 많은 새로운 연극을 하셨던 것 그런 부분들을 좀 많이 조명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새로운 시도들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독려도하고 박수도 쳐주고 강조 되었으면 합니다.

채승훈: 맞습니다. 소위 비평문화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비평문화도 다원화되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가라는 것은 연극인들한테 응원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비평들은 거의 한 작품을 대상으로 해서 단발성으로 평가합니다. 내러티브 분석, 희곡적 분석 중심으로 하다 보니 대체로 획일화된 비평입니다. 그런 관습적 태도에서 벗어나 다원화 되고 독창적 시각이 있는 비평문화를 기대합니다. 여러 작품을 묶어서 그것들이 내포한 현상에 대해서도 좋고, 사회와의 접점, 연출 중심, 배우 중심, 미술 중심 등의 특화, 아티스트의 연대기적 분석 비평 등등 말입니다.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연극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미학적 시각으로만 보게 되면 심철종 선생님의 작품 혹은 실험극 같은 경우 평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존의 비평적 잣대가 축적된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은 다른 각도에서 조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품의 미학적 비평보다는 빚어지는 현상을 이야기하면서 관객들과의 만남에서 발생하는 현장성이라든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 다른 공연예술들과의 충돌, 유사한 작품들과의 비교, 세계적 조류 속에서의 위치 등등에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연극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는 비평과 언론의 협력이 대단히 중요 합니다. 참 심 선생님한테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어떤 절박한 심정에서 한평 극장을 하게 되었는지 그 정신적 동기를 묻고 싶습니다.

심철종: 저는 씨어터제로(theaterzero)를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냐면 내가 기획자인가? 내가 플레이어 인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은 기획자에 불과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피는 표현하는 피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본질을 잊고 살고 있지 않았나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나이 먹어서 식(食)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제가 벌 수 있는 방법은 제 몸을 팔아서 벌 수 있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내가 살아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지금부터 해야 노하우도 생길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실 지금은 조명도 잘 끄고, 음향도 잘 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텝일이 복잡해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노하우가 생기니까 괜찮아 졌습니다. 몇 년 전 부터 고민한 작품이 있는데 페니스물(penis)을 다루려고 합니다. 남자의 성에 대한 것. 여자의 억압된 성에 대한 부분을 말이죠. 남자들은 성에 대한 본질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성에 대한 문제는 자본주의문제가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을 내츄럴(Natural)하게 하고 싶어서 몇 년째 구상 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식(食)을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이제 저에게 맞게 생각이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식(食)을 해결하는 문제가 많이 해소 되어가고 있습니다. 누구에게 밥 얻어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후배들에게 밥을 사야지…… 솔직히 지금은 걱정 안합니다. 이제는 해결할 수 있는 측면까지 왔습니다. 이제는 혼자서 무얼 할 것 인지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계속 그렸습니다. 칠을 계속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분들께는 부적처럼 선물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일 년 동안 블루색깔을 덧칠했습니다. 내가 도대체 무얼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하며 계속 칠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씩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나간 것 같습니다. 사실 다 불안정하죠. 이 일하는 사람들이 불안정하잖아요. 연금을 주는 것 도 아니고 불안정하니까. 사실 얼마 전에 창피한 공연을 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에서 요청하기를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공연 하는 것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컨테이너를 열어보니 쿨러 시설이 전혀 안 되어있었습니다. 그 안에 있으면 기절하기 딱 좋았어요. 한강 마포대교 다리 밑에서 한 평 컨셉(concept)으로 몇 달 전부터 약속했는데. 문을 열고 하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공연 컨셉(concept)과 맞지 않았지만 저는 했습니다. 저는 거기서 버티지 못하면 앞으로 있을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하여 문이 열리면 안 되는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안했을 겁니다. 하지만 제자리에 머무르기 싫어 흙을 먹는 심정으로 했습니다.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그 전날 밤에 잠이 안 왔습니다. 할 수 있을까.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를 계속 보고 히틀러도 계속 봤습니다. 어찌되었든 공연을 했습니다. 공연장을 가는 차안에서 가만히 생각을 했습니다. 30분 동안 해달라고해서 했습니다. 관객들도 얼마 없었습니다. 한강에는 수 백 명의 시민들이 있었지만 저의 공연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자생력이 생겼습니다. 제가 자생력을 가지고 내 기지를 가지고 식(食)을 해결하자로 접근한지는 좀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좀 힘이 생겼습니다. 사실 공연 때 평론가가 한분 오실 줄 알았습니다. 아무도 안 오셨습니다. 그래서 오세곤 선생님한테 전화해서 제가 글을 직접 쓰겠다고 해서 제가 직접 썼습니다. TTIS 글은 제가 직접 썼습니다. 그리고 강연프로그램에도 제가 보냅니다. 내가 강연하게 해 달라. 사실 창피한 일이지만 저는 말하고 다닙니다. 자꾸 밀고나갑니다. 제가 식(食)을 해결 못하면 사람들 못 만납니다. 내가 누군가를 만나려면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지 없으면 못 만납니다. 씨어터제로(theaterzero)는 불안정했습니다. 우리나라 제작자들 대부분은 빚쟁이 아닙니까? 90%는 감옥에 가기 직전이지만 저는 이제 안가도 됩니다. 하루 2만원을 벌면 밥 한 끼, 차 한 잔 마실 수 있고, 사색할 수 있고, 유럽여행 온 것처럼 브런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대단히 큰돈도 아닌데 행복합니다.

송바울: 너무 재밌게 편하게 말씀해주셔서 그렇지 다들 끼니가 해결이 안돼서 못 보거든요. 뭘 하자고 해도 사례비나 개런티 부분을 떠나서 기초제작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다들 그런 부분에서 끙끙 거리고 있거든요. 기초생활이 안되니까. 배우 스텝 각자 할 수가 없는 거죠.

심철종: 이 야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복지재단에서 놀고 있는 사람한테 왜 돈을 줍니까? 지금 욕먹는 이유는 노동하지 않기 때문에 욕을 먹는 겁니다. 그래서 복지재단에 이야기하길 노동을 하자 노동을 해서 돈을 주자였습니다. 그래서 복지재단 기금을 가지고 해보자고 한 것이 집을 개방하기 어렵지만 개런티 20만원을 주고 입장수입 가지라고 하라하면 관객들 수입으로 먹고 살수 있는 날이 오거든요. 저는 온다고 봅니다. 지금 제가 복수를 차고 있습니다. 한 명 온다고 공연을 안 한다면 저는 또 식(食) 일을 역시 못 하는 겁니다. 어떤 날은 힘이 듭니다. 그리고 저는 냄새나는 요리는 먹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매너죠. 그렇게 하면서 지켜가는 겁니다. 지금 예술인 복지재단 기초 70~80만원 주는 것이 있다는데 지인이 거기에 가보니 창피하다고 했습니다. 결과물 제출이 없다는데, 사실 결과물을 제출해야 맞습니다. 일을 안하는데 돈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을 할 수 있는 베이스를 만들어줘서 자생력을 갖게 만들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퍼주기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면 연극인들이 힘이 생길 것 같습니다. 5년 전 쯤에 지인 분께 대학로에서 연극 할 돈 5억중 1억 달라고 해서 연극인 1천명에게 조금씩 나누어주고 투어를 했습니다. 연극인들끼리 독백을 해도 이슈가 될 거라 했는데 독백은 못하게 되었습니다. 대학로 포럼 연극협회 연극인들 원로들 모여서 10만원씩 드려서 나오시게 해서 한번 그런 퍼포먼스를 하면 이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국가에서도 연극인들 모이니 힘세네? 라고 생각을 할 수 도 있을 것이고 그럼 돈을 주지 않을까 합니다.

채승훈: 절박함이 새로운 연극, 새로운 공간들을 창출하는 데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 잘 새겨보아야 될 것 같습니다.

이신영: 선생님은 오랜 기간 노하우가 쌓이셔서 한평 극장이란 독특한 컨셉과 혼자 기획, 연기, 연출 등 그런 것을 다 하시지만 일반 극단은 그렇게 되기 힘든 구조 속에 있습니다만, 생각을 달리하자면 오히려 공동체적 마인드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채승훈: 고정관념 속에 있는 연극만 연극이다 이런 식으로만 익숙해진다면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100분 내외의 공연시간, 여러 명이 어울려서 만드는 작업방식만이 연극이라고 생각하는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예술의 개념은 수 십 년 전에 장르파괴가 다 되어있습니다. 그 어떤 행위도 그것은 연극이 아니다라고 쉽게 부정할 수 없습니다. 연극하는 사람이 이건 연극이다 선언하면 연극인 것입니다. 말하자면 하는 사람이 중요 하다는 것입니다. 텍스트의 한계는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임한다면 얼마든지 어떤 장소 어떤 사람들 어떠한 대상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도 상당히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새로운 연극들을 창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송바울: ‘세상에서 가장 작은 한평극장’ 에 대해서 처음 들었는데 이야기가 힘이 되었습니다. 제정으로는 어렵지만 25개의 지부가 형성이 되서 각자 지역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작은 변화들이 힘들지만 멀리보고 쭉 갈 수 있으면 양질이 같이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뵙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이신영 : 오늘 회담은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랜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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