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협회에서 심의위원에게 / 박장렬

2015년도 서울연극제 대관 처리에 관하여,  당 심의위원이신

김미혜 위원님

김성희 위원님

이은경 위원님

우리 서울연극협회 회원들은, 위의 사건이 심의위원들의 단순한 착오나 실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하께서는, 지난 결정이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가 연극계와는 아무런 협의 없이 내동댕이쳐졌다는 데까지는 생각하지 못하신 듯싶습니다.

귀하께서는 별첨의 글을 참고하시고. 진심어린 답변을 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에게 알려진 바로는, 당시 한팩의 인사과정에서, 이 중요한 대관문제를 성실-신중하게 다뤄지지 아니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센터장의 교체가 상당기간 오랜 기간 지연되었습니다.)

연극계는 한팩 당사자들이 “연극계를 능욕”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연극제는 한팩 관할의 극장에서 연극제를 시행할 뿐, 이 행사가 한팩의 행사는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굳이 뒤늦게라도 보내는 것 35년의 역사를 가지 서울연극제와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은 연극계를 정상적으로 추스리지 않으면 아니 되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또 많은 연극인들이 세 분 위원을 오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선생님 자신을 위해서도, 연극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님은 명백합니다.

부디 우리 연극계의 조속한 질서 회복을 위해서라도, 또한 세 분 선생님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처를 해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제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2015년 1월 17일

서 울 연 극 협 회 회 장 박 장 렬 드림


서울연극제 2015 무산 가능성과  연극인들의 입장

1)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가 대관서류가 미비했다는 구차한 변명으로 대관 일체가 거부되었다. 이를 주관하는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 센터장 유인화)는 대관을 거부할 권리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35년이나 계속되어 온 한국연극의 대표적 연례행사가 아무런 사전협의나 조처 없이 대관이 거부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대관업무는 한팩의 업무일 수 있지만 이로 인해서 연극제가 무산된다면 이 책임을 어떻게, 누가 질 것인지, 연극계에 답변할 수 있는가?

“연극제의 개최”는 연극협회의 책임이요 관할이다, 이렇게 한팩은 주장할 것이다.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개 대관기관인 “한팩”이 35년 역사의 서울 연극제의 개최를 무산시킬 권리가 과연 있는 것일까?

한팩은 그들의 권한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 “서울연극제”의 개최여부에까지는 결코 간여할 수 없다. 그것은 오직 연극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2) 한팩은 이러한 결정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명하였다. 그런데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 사건은 한팩과 연극계의 문제일 뿐 그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위원회”는 한팩에서 처리할 것이고 “위원회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반응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3) 어떤 모종의 작전 상 이러한 사태를 낳게 한 권영빈 위원장의 책임은 무엇인가? 그는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언론인이요, 예술인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사태를 정확하게 검토하고 정직하게 판단해서,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이 일을 계속 ‘모르쇠’ 일관으로 나간다면, 세간에서 떠드는 “연극계 길들이기” 작전을 수긍하는 것이 될 것이다.

권 위원장은 우리들의 진심을 이해해줄 것으로 우리들은 믿는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뜻을 전달하고자 한다.

가) 자신의 권한 이상의 행위를 한 한팩은 이제 납득 가능한, 책임 있는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나) 한팩의 주장, 곧 상부로부터 “연극제에 대관해주지 말아야한다“를 받아들인 심의위원들이 이 사태의 추이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까가 이제 문제된다. 심의위원 가운데는 3명의 연극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연극인들은 이 시점에서 그들의 생각들을 밝혀야 할 것이다. 일개 대관심의위원들이 역사적으로 이어 온 ”서울연극제“를 없애도 좋다고 동의하였을까? 무심히, 협회가 다른 극장을 빌려 개최하겠지 하고 생각했단 말인가? 3명의 위원 중 한 사람이라도 ”이것은 권한밖에 일“임을 주장하였을까? 그들 모두가 이 결정이 대관심의위원회의 권한에 속하므로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합당한 일이고, 연극제 개최여부는 다른 사람들의, 또는 서울연극협회 자신의 일이라고 단순히 생각하였던 것일까?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러한 “연극제 변형안”은 이전 센터장 시절에 결정된 것으로 안다. 이 안은 새 센터장이 결정되기 이전에 성안된 것이며, 새로 부임한 현 센터장은 “자신도 모르는 안”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 대관심의위원이 “연극제는 어떻게 되나요?”하고 물었을 때, 한팩 쪽은, 한팩이 새로운 극장을 확보 중에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는 말로, 심의위원들을 납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한팩은 이미 다른 속셈을 하고 있었다는 것일까?

이런 맥락에서, 연극인 출신 심의위원은 연극계에 그 전말을 상세히 알려줄 의무를 지녔다. 이상과 같은 결정은 우리 연극계를 능욕하는 일이며, 자신들의 권한 밖의 일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책략을 연극계 심의위원들은 전혀 알지 못하였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지시하였는지”, 아니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권 위원장마저도 이 사태를 그대로 넘겨 버린다면, 우리들은 이제 정부를 상대로 싸울 수밖에 없다. 정부를 향해 거친 말들을 내뱉고, 이 일을 사회에 알려,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를 우리들은 싫어한다. 우리들 모두는 이런 행위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우리들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인들이다. 많은 예술인 가운데는 때로 실수도 한다. 아비는 실수하는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채찍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한 아들이 아비의 뜻을 거스른다고 아들의 목을 조를 것인가?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지금은 70년대가 아니다.

지금은 새 대통령이 “문화융성”을 목청 높여 외친 시대이다.

우리들은 “문화융성”을 공허한 정치공약으로 믿고 싶지 않다. “문화융성”을 외쳤을 때 수많은 예술인들이 박수를 보냈다. 우리민족의 문화적 융성을 우리들이 얼마나 갈구했던가? 권영빈 위원장은 희망을 안고 떠나려는 “한국 문화 융성 列車”에서 내리고 싶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예술은 인류의 보편성을 추구하는 도구이다. 예술을 통해서 우리는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 무엇이 인간을 깨우쳐 올바른 길에 들어서게 하는 지를 가르친다.

이번 사건은 아주 작은 사건이었다. 그러나 시위를 떠난 화살은 멈추지 않는다. 화살은 자칫 우리들이 소중히 아끼던 것들을 깨뜨리고, 무너뜨릴 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바로 이 점을 염려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어리석음을 피하자.

예술위원회는 이번 결정을 백지화하고 새 위원회를 구성해서 상식에 맞는 決定을 해주시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의 무산 가능성을 걱정하는

한국의 연극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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